태종실록 34권, 태종 17년 8월 8일 신묘 1번째기사
1417년 명 영락(永樂) 15년
환자 정사징을 베다
환자(宦者) 정사징(鄭思澄)을 베었다. 정사징은 고려(高麗) 공양왕(恭讓王) 때부터 환자(宦者) 같지 않다는 말이 있었는데, 또 회안 대군(懷安大君)의 첩을 간통하였고, 인덕궁(仁德宮)을 섬기면서 시녀(侍女) 기매(其每)를 간음하였다. 기매는 상왕(上王)의 본궁(本宮) 종[婢]이었다. 상왕이 알고 기매를 내치니, 정사징이 도망하였다. 이때에 이르러 붙잡히자 곧 베었다. 의금부 제조(義禁府提調)에서 기매를 아울러 베자고 청하니, 임금이,
"기매(其每)는 상왕에게서 아이를 배어 자식을 낳았으니 차마 못하겠다."
하였다. 제조(提調) 등이 청하기를,
"기매가 이미 득죄하여 쫓겨났으니, 상왕인들 어찌 아끼겠습니까?"
하니, 임금이 옳다고 여기어 장차 베려 하다가 마침내 상왕의 명령으로 베지 못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5책 34권 9장 A면【국편영인본】 2책 181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사법-행형(行刑) / 신분(身分) / 윤리(倫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