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육조(六曹)에서 각도(各道)의 진언(陳言)내용에 있는 조건을 의논하여 올렸다.

"1. 풍해도의 진언 내용에 있는 한 조항에, ‘군기감(軍器監)에 납부하는 아교피(阿膠皮)는 후박(厚薄)·대소(大小)를 가리지 말고 그 근량(斤兩)⁴²⁹⁾ 을 숫자로 정하여 봉납(捧納)⁴³⁰⁾ 하게 하소서.’하고,

1. 경상도의 진언 내용에 있는 한 조항에 ‘인리(人吏)⁴³¹⁾ 의 구분전답(口分田畓)은 5결(結)에 그 세(稅)가 경미(更米) 2석인데, 수한(水旱)⁴³²⁾ 으로 인한 진손(陳損)을 제외하고는 모두 경작자에게 세를 물리니, 한전(旱田)에서 쌀을 낸다고 원망하고 있습니다. 각품 과전례(各品科田例)에 의하여 수전세(水田稅)의 부족은 한전(旱田)에서 거두지 말게 하며,

1. 녹용(鹿茸)의 사냥은 열에 하나도 얻지 못합니다. 때는 5월에 당하여서 농사일에 방해가 되고 또 절요(切要)한 약(藥)도 아니니 공상(供上)을 제외하고는 요량하여 숫자를 감정(減定)하게 하며,

1. 땅이 개척되고 백성들은 조밀하여 금수(禽獸)가 드물므로 비록 병마(兵馬)를 수고롭게 한다 하더라도 충공(充貢)할 수 없으니, 원컨대, 이제부터는 공상(供上)을 제외한 각 처의 건장록(乾獐鹿)⁴³³⁾ 은 각 고을에서 기르는 돼지와 염소로써 대치하게 하소서.’하고,

1. 경기(京畿)의 진언 내용에 있는 한 조항에, ‘생총(生葱)⁴³⁴⁾ 은 침장고(沈藏庫)로 하여금 이를 갖추게 하소서.’하였습니다. 윗항의 다섯 조목은 진언 내용대로 따르소서.

1. 제역(除役)한 각 호(各戶)의 공부(貢賦)를 분정하여 주소서. 위의 조항의 제역(除役)한 각 호의 경작 공부수(貢賦數)를 상고하여 감제(減除)하도록 호조로 하여금 마련(磨鍊)하여 아뢰게 하소서.

1. 종친(宗親)·공신(功臣)의 국장(國葬)에 백성을 사역시키는 정액(定額)과 정한(定限)은, 위의 조항의 조묘군(造墓軍)을 그전에 정한 숫자로서 1달을 한정하여 역사시키게 하소서.

1. 사복시(司僕寺)의 곡초(穀草)를 헤아려서 감(減)하는 것은, 위의 조항의 양감한 숫자를 마련(磨鍊)하여 아뢰게 하소서.

1. 내자시(內資寺)·내섬시(內贍寺)의 절수전(折受田)의 방석(方席)과 비[箒] 등을 감제하는 것은, 위의 조항 상항(上項)의 내자시·내섬시·군기감(軍器監)·경승부(敬承府) 등 각 사에 절속(折屬)한 전지는 법식에 의하고, 세(稅) 이외의 잡물(雜物)은 그 각 사로 하여금 자비(自備)하게 하소서."

• 【태백산사고본】 15책 33권 47장 A면【국편영인본】 2책 166면
• 【분류】
  군사-병참(兵站) / 군사-군역(軍役) / 재정-전세(田稅) / 재정-진상(進上) / 재정-공물(貢物) / 재정-창고(倉庫) / 재정-역(役) / 농업-전제(田制) / 왕실(王室)

• [註 429]
  근량(斤兩) : 무게.
• [註 430]
  봉납(捧納) : 봉상(捧上).
• [註 431]
  인리(人吏) : 아전.
• [註 432]
  수한(水旱) : 수재와 한재.
• [註 433]
  건장록(乾獐鹿) : 말린 노루고기와 사슴고기.
• [註 434]
  생총(生葱) : 생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