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모의 상을 당하여 불효한 옥구진 병마사 김훈을 전라도 내상으로 귀양보내다
김훈(金訓)에게 장(杖) 1백 때려 전라도 내상(內廂)으로 귀양보냈다. 처음에 사헌부에서 탄핵하여 아뢰었다.
"옥구진 병마사(沃溝鎭兵馬使) 김훈(金訓)이 조모(祖母)의 복(服)을 당해서 빈소(殯所)에 가지 않고 마음대로 상경(上京)하여 여러 달을 머물고 있으면서 몰래 인덕궁(仁德宮)에 출입하고, 첩기(妾妓) 벽단단(碧團團)을 인연하여 잔치를 베풀고 의복(衣服)을 하사(下賜)받았습니다. 그를 핵문(劾問)하기에 이르자 사실대로 대답하지 아니하니, 매우 간휼(奸譎)합니다. 빌건대, 직첩(職牒)을 거두고 그 사유를 국문하여 율문(律文)에 의하여 죄를 논하소서."
임금이 이를 옳게 여겨, 이어서 이원(李原)에게 전지(傳旨)하였다.
"내가 옛사람의 도리로서 부왕(父王)에게 효도하고 섬기고자 하였다. 임오년에 불행하게도 변(變)이 있었으나, 그러나 천도(天道)는 마침내 바른 데로 돌아 왔다. 모후(母后)가 우리 형제 두 임금을 낳아서 함께 한 나라를 누비게 되었다. 내가 상왕(上王)에 대하여 아래로 여마(輿馬)와 복종(僕從)들에 이르기까지도 승순(承順)하여 공봉(供奉)하지 아니함이 없었다. 상왕이 나의 궁(宮)으로 내림(來臨)하면 나도 또한 상왕전(上王殿)으로 나아가 서로 기뻐하고 화합하였다. 김훈은 사리를 아는 자인데도 상기(上妓)로 인연하여 몰래 숨어서 출입하였으니, 그의 불초(不肖)함을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는가? 국문(鞫問)하는 것이 마땅하나, 다만 전내(殿內)의 별감(別監)과 소친시(小親侍)에 말이 미치게 하여, 상왕의 마음을 동요하게 하지 말라."
헌부(憲府)에서 핵실(劾實)하여 형조에 이문(移文)하니, 형조에서 아뢰었다.
"김훈의 아비 김종경(金宗敬)이 어미 상(喪)을 당하여 빈소를 모시니, 진실로 헐레벌떡 근친(覲親)하여서 상장(喪葬)을 모시는 것이 마땅한데, 도리어 창기(娼妓)를 가까이하여 사랑하고 그 어버이를 뵙지 아니하였으니, 그의 무부(無父)의 마음이 분명합니다. 군진(軍鎭)은 국가의 번병(藩屛)이므로 지키는 자가 하루라도 없어서는 불가한데, 마음대로 스스로 상경(上京)하여 여러 달을 머무르면서 궐하(闕下)에 나오지 아니하고 몰래 인덕궁(仁德宮)을 알현하였고, 또 기첩(妓妾) 벽단단(碧團團)으로 하여금 전내(殿內)에 출입하게 하였으니, 무군(無君)의 마음이 드러났습니다. 죄가 불충과 불효에 있으니, 청컨대, 극형에 처치하여 후래(後來)를 경계하소서."
임금이 단지 출사 불복명률(出使不復命律)에 의하여 시행하라고 명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4책 31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2책 102면
- 【분류】사법-법제(法制) / 사법-행형(行刑) / 윤리(倫理)
○杖金訓一百, 流全羅道內廂。 初, 司憲府劾啓: "沃溝鎭兵馬使金訓持祖母之服, 不奔殯所, 擅自上京, 累月淹留, 隱密出入于仁德宮, 因妾妓碧團團設享, 受賜衣服, 迨其劾問, 不以實答, 甚爲奸譎。 乞收職牒, 鞫問其由, 依律論罪。" 上可之, 仍傳旨于李原曰: "予欲以古人之道, 孝事父王, 歲在壬午, 不幸有變, 然天道終歸于正。 母后生吾兄弟二王, 共享一國, 吾於上王, 下至輿馬僕從, 無不承順供奉。 上王來臨我宮, 予亦詣上王殿, 交相懽洽。 金訓識理者, 而因上妓, 潛隱出入, 其爲不肖, 豈可勝言? 宜當鞫問, 但毋得言及於殿內別監、小親侍, 以致上王動慮。" 憲府劾實, 移文刑曹。 刑曹啓曰: "訓之父宗敬喪母侍殯, 誠宜顚倒覲親, 以護喪葬, 顧乃昵愛娼妓, 不覲其親, 其無父之心明矣。 軍鎭, 國家藩屛, 爲守者不可一日無也, 而擅自上京, 累月淹留, 不詣闕下, 而潛謁仁德宮, 又使妓妾碧團團出入殿內, 無君之心著矣。 罪在不忠不孝, 請置極刑, 以戒後來。" 上命只依出使不復命律, 施行。
- 【태백산사고본】 14책 31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2책 102면
- 【분류】사법-법제(法制) / 사법-행형(行刑) / 윤리(倫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