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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실록 28권, 태종 14년 7월 4일 을해 2번째기사 1414년 명 영락(永樂) 12년

대사헌 유관이 건의한 주 임내의 본 고을에 병합 방안과 선종·교종의 승려 선발 방법을 승인하다

사헌부 대사헌 유관(柳觀) 등이 상소(上疏)하였다.

"1. 전조(前朝)에서 주(州)·부(府)·군(君)·현(縣)·을 설치하고 또 임내(任內)186) ·향(鄕)·소(所)·부곡(部曲)을 두었는데, 한 주(州)에 임내(任內)가 많으면 10여 현(縣)187) 에 이르고, 큰 것은 혹은 본 고을의 호수(戶數)보다 많으나, 한두 호장(戶長)이 주관(主管)하므로 그 백성들을 소요(騷擾)스럽게 하여 폐단을 일으킨 것이 어찌 말로 다할 수 있겠습니까? 근년 이래 주현(州縣)에서 병합할 수 있는 것은 병합하고 원리(員吏)를 둘 수 있는 것은 두었으나, 다 없어지지는 않았습니다. 지난번에 전라도 감사 윤향(尹向)이 계문(啓聞)하기를, ‘무릇 그 도내 임내(任內)의 인리(人吏)를 모두 앙관(仰官)188) 에 합치니, 간활(奸猾)의 폐단이 지식(止息)되었습니다.’고 하였습니다. 그때 이로 인하여 명령을 내려 각도에서 모두 이 예에 의하여 시행하게 하였습니다. 다른 도의 감사가 이를 능히 몸받지 않고 마침내 이를 행하지 않아, 임내(任內)의 인리(人吏)들로 하여금 예전처럼 폐단을 일으키게 합니다. 빌건대, 유사(攸司)에 내리고 이 명령을 다시 밝혀서, 그 중 임내(任內)의 인리(人吏)와 노비(奴婢)가 많은 것은 부근 현(縣) 고을 가운데 인물(人物)이 적은 곳에 합치도록 하소서.

1. 가만히 보건대, 석씨(釋氏)의 도는 선종(禪宗)이 있고 교종(敎宗)이 있는데, 그 승도(僧徒)가 된 자가 정(精)하게 배우지 아니하여서 궁구(窮究)하는 것이 하나의 교리(敎理)에 그치므로, 마침내 그 법통(法統)으로 하여금 분열하게 하여서 종문(宗門)이 많아지니, 국가에서 그 폐단을 깊이 염려하여, 이에 각 종파(宗派)를 병합하고 사사(寺社)189) 도 또한 그 반(半)으로 줄였습니다. 근년에 각 종파에서 초선(抄選)190) 할 때를 당하여 서투르게 배운 무리들을 취하므로, 많으면 7,80명에 이르고 적으면 4,50명에 내려가지 않는데, 요행히 초선(抄選)에 합격하여서 이름을 이롭게 하기를 꾀하고 사사(寺社)에 주재하기를 구하니, 어찌 처음에 법을 세운 뜻이겠습니까? 빌건대, 선종(禪宗)·교종(敎宗)으로 하여금 각각 하나의 종문(宗門)으로 만들고, 문과 향시(文科鄕試)의 법에 의하여 각도로 하여금 선종·교종 2학(學)을 두고, 시년(試年)을 당하여 학술(學術)에 정(精)한 자를 뽑아서 승록사(僧錄司)191) 에 올리고, 승록사(僧錄司)에서 그 초선(抄選)을 다시 고찰한 뒤에 이송(移送)하도록 하소서. 선종·교종 2종(宗)이 그 초선(抄選)하는 수도 30인을 넘지 말게 하고 입선(入選)192) 에서는 3분의 1을 취하여서 모람(冒濫)된 폐단을 혁거(革去)하소서."

육조(六曹)에 내려서 의논하니, 상소한 대로 시행하도록 청하였으므로 그대로 따랐다. 다만 선종·교종의 각 종문(宗門)에서는 구초선(舊抄選) 법에 의하여, 그 입격(入格)하는 자의 수를 정하여 시행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2책 28권 2장 A면【국편영인본】 2책 26면
  • 【분류】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사상-불교(佛敎) / 정론(政論)

  • [註 186]
    임내(任內) : 지방의 호장(戶長)이 다스리는 속현(屬縣)을 말하는데, 때에 따라서는 중앙에서 지방관이 파견되어 다스리지 않는 주(州)·부(府)·군(君)·현(縣)에 속한 향(鄕)·소(所)·부곡(部曲) 등을 총칭하기도 함. 어떤 주(州)에는 임내가 10여 현(縣)에 이르는 것도 있었고, 또 큰 것은 혹은 본 고을의 호수(戶數)보다 많은 경우도 있었음.
  • [註 187]
    현(縣) : 속현(屬縣).
  • [註 188]
    앙관(仰官) : 소속 고을.
  • [註 189]
    사사(寺社) : 절.
  • [註 190]
    초선(抄選) : 인재(人材)를 뽑는 일. 원래 의정 대신(議政大臣)이 전조 당상(銓曹堂上)과 모여서 필요한 인재(人材)를 특별히 뽑는 것을 말하나, 여기에서는 절의 각 종파(宗派)에서 중을 시취(試取)하는 것을 말함.
  • [註 191]
    승록사(僧錄司) : 조선조 초기에 불교에 관한 일을 맡아 보던 관아. 예조(禮曹)에 소속하여 절을 관리하고 중의 도첩(度牒)을 지급하고 승적(僧籍)을 성안하였음. 세종 6년(1424)에 선종(禪宗)·교종(敎宗) 36사(寺)로 통합할 때 승록사를 혁파하고 모든 사무를 선종·교종의 도회소(都會所)로 넘겼음.
  • [註 192]
    입선(入選) : 시취(試取)할 때 최종적으로 입격자(入格者)를 뽑던 일.

○司憲府大司憲柳觀等上疏:

一, 前朝設州府郡縣, 又置任內鄕所部曲, 一州任內, 多至十餘縣, 大者或過於本官戶數, 一二戶長主之。 其擾民作弊, 何可勝言? 近年以來, 州縣可幷者幷之, 可置員吏者置之, 然未盡革。 往者全羅監司尹向啓聞, 凡其道內任內之吏, 皆合於仰官, 奸猾之弊息矣。 其時因此下令, 各道皆依此例施行。 他道監司不能體此, 卒莫之行, 使任內之吏作弊如舊, 乞下攸司, 復申此令, 其中任內人吏奴婢多者, 合於附近縣官之人物少處。

一, 竊見, 釋氏之道, 有禪有敎。 爲其徒者, 不能精學, 以究至一之理, 卒使其法分裂而多門。 國家深慮其弊, 乃倂各宗寺社, 亦減其半。 近年各宗當抄選之時, 取粗學之輩, 多至七八十, 少不下四五十, 僥倖中選, 以謀利名, 求住寺社, 豈初立法之意乎? 乞令禪敎各爲一宗, 依文科鄕試之法, 令各道置禪敎二學, 當試年, 選其精於學術者, 升之僧錄司。 僧錄司更考其選, 然後移送。 禪敎二宗, 其抄選之數, 毋過三十人, 入選取三分之一, 以革冒濫之弊。

下六曹擬議, 請依疏施行, 從之。 唯禪敎各宗, 依舊抄選, 其入格者, 定數施行。


  • 【태백산사고본】 12책 28권 2장 A면【국편영인본】 2책 26면
  • 【분류】
    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사상-불교(佛敎) / 정론(政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