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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실록27권, 태종 14년 6월 11일 임자 4번째기사 1414년 명 영락(永樂) 12년

전 인녕부 윤 이은이 가뭄과 홍수에 대비할 수리시설 공사에 대해 상서하다

전 인녕부 윤(仁寧府尹) 이은(李殷)이 상서하였다.

"대개 듣건대, 탕(湯)임금 때 7년간 가물어서 이윤(伊尹)이 구전(區田)을 만들고 백성들에게 물을 져다가 곡식에게 뿌려 가뭄을 대비하는 도리를 가르쳤다고 합니다. 옛날부터 이런 일이 있었으니,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번 경신 연간에는 매양 큰 가뭄으로 인하여 백성들이 굶주렸을 때 시중(侍中) 배극렴(裵克廉)이 계림 부윤(雞林府尹)이 되어서 진제장(賑濟場)을 설치하여 먹였으나, 각 고을에는 저축한 것이 없어서 끝내는 식량을 공급(供給)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리하여 백성에게 제언(堤堰)을 쌓아서 가뭄과 장마에 대비하도록 가르쳐서 그 후에는 비록 큰 가뭄이 있어도 백성은 실농(失農)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한번 쌓고는 다시 수축(修築)하지 않고, 또 가을과 겨울에 열고 닫지 않고, 봄과 가을에도 절용(節用)하지 않는다면, 마침내 가뭄에 대비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 수축(修築)하는 규모와 방통(防通)하는 절목(節目)은 말로써 형용할 수 없습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모화루(慕華樓)의 연못 가운데 구멍이 뚫린 기둥[穴柱]을 세우고, 연통(連桶)을 묻어서, 혹은 그치게 하고, 혹은 흐르게도 하니, 수령(守令)으로 부임하는 자로 하여금 모두 이것을 보고 법(法)을 취하게 하여, 그 주현(州縣)의 경내(境內)에 혹은 새 것을 쌓거나, 혹은 옛것을 수축(修築)하게 한다면, 비록 크게 가물더라고 염려할 것이 없습니다. 무릇 먹는다는 것은 생민(生民)의 목숨을 맡은 것입니다. 금년에 가뭄은 작년보다 심하니, 명년(明年)의 일이 또한 두렵습니다. 옛 말에 ‘준비가 있으면 걱정이 없다.’고 하였고, 또 ‘군자는 우환을 생각하여 그것을 예방한다.’고 하였습니다. 엎드려 바라건대, 재택(裁擇)하소서."

임금이 좋다고 하고 호조(戶曹)로 하여금 말한 바와 같이 그것을 시험하도록 하였다.

임금이 말하였다

"내가 들으니, 경상도(慶尙道)의 백성은 여름철을 당하여 모[稻苗]를 옮겨 심는다고 하는데, 만약 가뭄을 만나면 모두 농사를 망칠 것이니, 명년부터 일절 금지하라."


  • 【태백산사고본】 12책 27권 42장 B면【국편영인본】 2책 22면
  • 【분류】
    농업-수리(水利) / 농업-농업기술(農業技術) / 과학-천기(天氣)

    ○前仁寧府尹李殷上書。 書曰:

    蓋聞, 有七年之旱, 而伊尹作區田, 敎民負水澆稼, 備旱之道, 自古有之, 不可不慮也。 往者庚申年間, 每因大旱, 人民飢饉。 侍中裵克廉出尹雞林, 設賑濟場而饋之。 然各官無儲, 終不能供。 於是, 敎民築堤堰, 備旱潦, 其後雖有大旱, 民不失農。 然一築而不復修, 又秋冬不開塞, 春秋不節用, 則終不能備旱矣。 其修築之規模、防通之節目, 不可以言語形容也。 伏望慕華樓池中, 立穴柱埋連桶, 而或止或洩, 使守令赴任者皆得見而取法焉。 其州縣境內, 或築其新, 或修其舊, 則雖有大旱, 不足慮也。 夫食者, 生民之司命。 今年之旱, 甚於去年, 明年之事, 又可畏也。 古語曰: "有備無患。" 又云: "君子思患而預防之。" 伏望裁擇。

    上善之, 令戶曹如其所言試之。 上曰: "予聞, 慶尙之民當夏月移種稻苗, 若値旱乾, 全失農業, 自明年一禁。"


    • 【태백산사고본】 12책 27권 42장 B면【국편영인본】 2책 22면
    • 【분류】
      농업-수리(水利) / 농업-농업기술(農業技術) / 과학-천기(天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