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전지를 출량하다
제주(濟州)의 전지(田地)를 타량(打量)하였다. 전라도 도관찰사(全羅道都觀察使)가 보고하였다.
"제주(濟州)가 비록 바다의 섬이기는 하지만 왕토(王土)가 아닌 것은 아닙니다. 전제(田制)가 서 있지 않은 까닭으로 토호(土豪)가 부모 조상의 전지라고 함부로 일컫고 비옥한 땅을 널리 점령하여, 자기 집에서 경작하는 것 외에 나머지 전지는 빈민에게 경종(耕種)하도록 허락하여 임의대로 조세를 거두므로, 오로지 취렴(聚斂)하는 것이 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쟁탈하는 것도 그치지 않아서 골육(骨肉)이 상잔(相殘)하는 데까지 이르러 사송(詞訟)이 어지럽고 그 폐단이 적지 않습니다. 또 육지에서 무뢰한 무리나 역(役)을 피한 무리가 많이 그 지경에 들어가 빈민(貧民)의 전택(田宅)을 사고, 이로 인하여 많이 점령하기 때문에 서로서로 진황(陳荒)하는데, 빈민은 경종(耕種)할 땅이 도리어 없어서 자식을 팔고 아내를 파는 자가 자못 많습니다. 또 목사(牧使)·판관(判官)의 아름(衙廩)을 이에 육지의 창고에서 받아내어 전수(轉輸)하는 것은 미편하니, 섬 안이 비록 땅이 척박하더라도 알맞은 대로 타량(打量)하여 아름(衙廩)을 절급(折給)하고, 나머지 전지는 아울러 군자(軍資)에 붙여, 때에 따라 수조(收租)하였다가 흉년이 들면 빈민을 진휼하소서."
보고한 것과 같이 하라고 명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1책 26권 4장 A면【국편영인본】 1책 677면
- 【분류】농업-전제(田制) / 농업-양전(量田) / 재정-국용(國用) / 군사-병참(兵站) / 구휼(救恤)
○量濟州田。 全羅道都觀察使報:
濟州雖海島, 莫非王土, 不立田制, 故土豪妄稱父祖田, 廣占膏腴, 自家所耕外餘田, 許貧民耕種, 任意收租, 非惟聚斂無極, 爭奪不已, 至於骨肉相殘, 詞訟擾亂, 其弊不小。 且陸地無賴避役之徒, 多入其境, 買貧民田宅, 因以多占, 互相陳荒, 貧民反無耕種之地, 賣子鬻妻者頗多。 又牧使判官衙廩, 乃於陸地倉庫, 受出轉輸未便。 島內雖瘠薄, 隨宜打量, 衙廩折給, 餘田幷屬軍資, 以時收租, 年凶則賑恤貧民。
命如所報。
- 【태백산사고본】 11책 26권 4장 A면【국편영인본】 1책 677면
- 【분류】농업-전제(田制) / 농업-양전(量田) / 재정-국용(國用) / 군사-병참(兵站) / 구휼(救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