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헌부 상소로 사관의 조계 입시를 허락하다
사관(史官)에게 명하여 조계(朝啓)에 입시(入侍)토록 하였다. 사헌부에서 상소하였다.
"예전은 천자가 동(動)하면 좌사(左史)가 이를 쓰고, 말[言]하면 우사(右史)가 이를 쓰게 되니, 일을 쓴 것이 《춘추(春秋)》021) 가 되고, 말을 쓴 것이 《상서(尙書)》022) 가 되었습니다. 이리하여 임금은 사관(史官)으로 하여금 늘 좌우에 모시게 하여 일언 일동(一言一動)을 쓰지 아니함이 없음이, 후세의 법이 된 지 오래입니다. 공경하여 생각하건대, 전하는 짐짓 옛것을 본받아 문사(文士) 8인을 뽑아 이름을 ‘사관(史官)’이라 하여 실록을 전장하게 하고, 또 대언(代言)·시신(侍臣)으로 하여금 모두 사직(史職)을 겸하게 하여 날마다 좌우에 모시게 하였으니, 그것이 시사(時事)를 기주(記注)하는 직임이 넓다 할 만한 소이이나, 그러나, 사관을 겸직한 자는 각각 직사의 번거로움이 있어, 그 실록의 상세한 것은 사관이 전장하여 극진히 함만 같지 못합니다. 지난번에 전하가 사관이 진퇴에 실수하였다 하여, 드디어 근시하지 못하게 하였으나, 신 등은 전하의 가언(嘉言)과 선행이 후세에 다 전하지 못할까 염려됩니다. 원컨대, 전하는 어리석은 이 마음을 굽어 채택하시고 옛 법도를 따라 사관으로 하여금 날마다 청정(聽政)하는 곁에 모시게 하여 만세의 법이 되게 하소서."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11책 25권 3장 B면【국편영인본】 1책 660면
- 【분류】역사-편사(編史) / 역사-고사(故事) / 왕실-의식(儀式) / 정론-정론(政論)
○丙申/命史官入侍朝啓。 司憲府上疏曰:
古者, 天子動則左史書之, 言則右史書之, 事爲《春秋》, 言爲《尙書》。 是以人君使史官, 常侍左右, 一言一動, 無不書之, 爲後世法, 尙矣。 恭惟殿下, 動法古昔, 選文士八人, 名爲史官, 專掌實錄, 亦令代言侍臣, 皆兼史職, 日侍左右, 其所以記注時事之任者, 可謂廣矣。 然兼史者, 各有職事之煩, 其實錄之詳, 不若史官之專且盡者也。 向者, 殿下以史官進退之失, 遂不使近侍, 臣等恐殿下嘉言善行, 不盡傳於後世。 願殿下, 俯採愚衷, 式遵古典, 令史官日侍聽政之側, 爲萬世法。
從之。
- 【태백산사고본】 11책 25권 3장 B면【국편영인본】 1책 660면
- 【분류】역사-편사(編史) / 역사-고사(故事) / 왕실-의식(儀式) / 정론-정론(政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