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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실록 23권, 태종 12년 2월 3일 무오 5번째기사 1412년 명 영락(永樂) 10년

호패법·별사전·수조지에 진고하는 문제 등을 사헌부 대사헌 유정현이 상서하다

사헌부 대사헌 유정현(柳廷顯)이 상서(上書)하였다. 첫째는 이러하였다.

"국가에서 인보(隣保)의 법을 설치하였으니, 살고 죽은 것이나 이사(移徙)한 것을 두루 알지 못할 리가 없으나, 서울과 외방의 백성들이 나라의 법령을 두려워하지 않고, 옮기며 서로 유이(流移)하여 호구(戶口)가 날로 감하여집니다. 지금의 계책으로는 호패(戶牌)의 법을 시행하여 드나드는 절차를 정하는 것만 같은 것이 없겠습니다."

둘째는 이러하였다.

"공로(功勞)를 포상(褒賞)하여 토전(土田)을 주어서 자손으로 하여금 서로 전(傳)하게 하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법이나, 토전이 일정한 수가 있으니 영구히 사유(私有)로 할 수는 없습니다. 또 태조(太祖)와 전하의 원종 공신전(原從功臣田)은 다만 자기 한 몸에게만 주나 별사전(別賜田)은 자손에게 전하니 실로 미편합니다. 빌건대 별사전도 또한 자기 한 몸에게만 주게 하소서."

세째는 이러하였다.

"급전(給田)하는 법은 본래 염치(廉恥)를 기르는 것인데, 지금 대소 인원(大小人員)이 남이 병들어 죽었다는 말을 들으면 다투어 바꾸어 받고자 하고, 혹은 죽기도 전에 진고(陳告)하고, 혹은 죽는 날에 진고하니 염치의 도가 없어지고 풍속이 쇠하고 박하여집니다. 원컨대, 이제부터 진고하는 것은 반드시 사람이 죽은 지 7일을 기다린 뒤에 전에 받은 전지의 수(數)를 써서 고하게 하소서."

네째는 이러하였다.

"관복(官服)의 제도는 한결같이 중국의 제도를 따르는데, 환관(宦官)과 부인의 의복은 아직 예전 그대로입니다. 빌건대, 모두 또한 화제(華制)021) 를 따르고, 다만 공사(公私) 천녀(賤女)가 지고 다니는 것에 익숙하지 못하니, 속발(束髮)하면 물건을 이기에 어려울 것입니다. 아직 본속(本俗)을 따르도록 하소서."

다섯째는 이러하였다.

"우리 조정에서 중국 제도에 의하여 교의(交倚)·승상(繩床)에 앉고 청당(廳堂)에 까는 것은 모두 자리[席]를 쓰는데, 그 나오는 곳을 캐어보면 모두 민력(民力)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원컨대, 이제부터 서울과 외방의 아문(衙門)의 침방(寢房) 외에는 자리를 쓰지 말게 하소서."

명하여 정부(政府)에 내리어 의논하니, 정부에서 아뢰기를,

"별사전(別賜田)·친시 등과전(親試登科田)은 다만 자기 한 몸에만 허락하고, 수조(收租)하는 전지(田地)를 진고하고 있는 것은 반드시 7일을 기다리게 하고, 서울과 외방의 아문의 침방 외에는 자리를 쓰지 말자는 따위의 일은 마땅히 헌사(憲司)의 소청(疏請)에 따르소서."

하니, 그대로 따랐다.


  • 【태백산사고본】 10책 23권 9장 B면【국편영인본】 1책 623면
  • 【분류】
    정론(政論) / 호구-호적(戶籍) / 농업-전제(田制) / 의생활(衣生活) / 주생활(住生活) / 외교-명(明)

  • [註 021]
    화제(華制) : 중국의 제도.

○司憲府大司憲柳廷顯等上書。

一曰, 國家設隣保之法, 生歿移徙, 靡不周知, 然京外之民, 不畏國令, 轉相流移, 戶口日減。 爲今之計, 莫若設戶牌之法, 以定出入之節。 二曰, 褒賞功勞, 賜以土田, 使子孫相傳, 誠爲美法, 然田有常數, 不可永爲私有。 且太祖與殿下, 原從功臣田, 只給己身, 而別賜田, 傳於子孫, 實爲未便。 乞將別賜田, 亦令只給己身。 三曰, 給田之法, 本以養廉恥。 今大小人員, 聞人病死, 爭欲遞受, 或陳告於未死之前, 或在身死之日, 廉恥道喪, 風俗衰薄。 願自今陳告者, 必待身死七日之後, 幷書前受田數以告。 四曰, 官服之制, 一遵中國, 而宦官婦人之服, 尙仍其舊, 乞皆亦從制。 但公私賤女, 不習擔持, 束髮則難以戴物, 姑從本俗。 五曰, 我朝依中國之制, 坐以交倚繩床, 而廳堂之設, 皆用席, 原其所自, 皆出民力。 願自今京外衙門寢房外, 毋用席。

命下政府議之。 政府啓: "別賜田親試登科田, 只許己身收租, 田地陳告, 必待七日。 京外衙門寢房外, 毋用席等事, 宜從憲司疏請。" 從之。


  • 【태백산사고본】 10책 23권 9장 B면【국편영인본】 1책 623면
  • 【분류】
    정론(政論) / 호구-호적(戶籍) / 농업-전제(田制) / 의생활(衣生活) / 주생활(住生活) / 외교-명(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