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의 어용을 봉안하던 제도를 상고토록 의정부에 명하다
의정부(議政府)에 명하여 역대(歷代)의 어용(御容)074) 을 봉안(奉安)하던 제도를 상고하여 아뢰게 하였다. 처음에 태조(太祖)가 장생전(長生殿)을 창건(創建)하였으니, 대체로 당(唐)나라 능연각(凌煙閣)075) 의 제도를 본받은 것이었다. 임금이 태조의 성용(聖容)을 장생전에 봉안하려고 하여 옛날의 법전[舊典]을 상고하게 한것이었다. 의정부에서 상언(上言)하기를,
"삼가 《옥해(玉海)》076) 를 살펴보니, 거기에 이르기를, ‘당(唐)나라 태종(太宗)이 공신(功臣) 무기(無忌) 등 24명을 능연각(凌煙閣)에 그렸고, 대종(代宗)은 옹왕(雍王) 등 33명을 능연각에 그렸으며, 덕종(德宗)은 저수량(褚遂良) 등 27명을 능연각에 그렸고, 송(宋)나라 인종(仁宗)은 경령궁(景靈宮)을 수리하여 성용(聖容)을 봉안하고 훈신(勳臣)을 그렸으며, 고종(高宗)은 공신(功臣)들을 경령궁의 벽에 그렸고, 황무전(皇武殿)엔 태조(太祖)와 조보(趙普)·조빈(曹彬)을, 대정전(大定殿)엔 태종(太宗)과 설거정(薛居正)·석희재(石凞載) 등을 그렸으며, 기타(其他) 진종(眞宗)·인종(仁宗)·영종(英宗)·신종(神宗) 등의 전각(殿閣)에도 임금과 신하를 함께 봉안하였다.’고 하였습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어용(御容)을 봉안하는 것은 송나라 제도에 따르고, 공신(功臣)들의 도화(圖畫)는 당나라 제도를 채택하라."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9책 21권 20장 B면【국편영인본】 1책 582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예술-미술(美術) / 출판-서책(書冊) / 인사-관리(管理)
- [註 074]
○命議政府, 考歷代奉安御容之制以聞。 初, 太祖創長生殿, 蓋倣唐 淩烟閣之制也。 上欲奉安太祖聖容于長生殿, 令考舊典。 議政府上言曰:
謹按《玉海》, 有曰: "唐 太宗圖功臣無忌等二十四人于凌煙閣。 代宗圖雍王等三十三人于凌煙閣。 德宗圖褚遂良等二十七人于凌烟閣。 宋 仁宗修景靈宮, 奉安聖容, 畫勳臣。 高宗圖功臣于景靈之壁; 皇武殿, 太祖及趙普、曹彬; 大定殿, 太宗及薛居正、石熙載等, 其餘眞、仁、英、神, 亦以君臣共安。
上曰: "奉安御容, 依宋制; 功臣圖畫, 采唐制。"
- 【태백산사고본】 9책 21권 20장 B면【국편영인본】 1책 58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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