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태종실록 20권, 태종 10년 7월 11일 병자 1번째기사 1410년 명 영락(永樂) 8년

평양군 조대림 등을 북경에 보내어 명나라의 북벌 성공을 진하하다

평양군(平壤君) 조대림(趙大臨)·참지의정부사(參知議政府事) 윤사수(尹思修)를 보내어 북경(北京)에 가게 하였다. 한상경(韓尙敬)요동(遼東)에 이르러, 5월 20일에 반강(頒降)한 조서(詔書)를 기록하여 보냈는데, 조서는 이러하였다.

"원(元)나라 운조(運祚)가 끝난 뒤로 사해(四海)가 모두 어지러워졌다. 하늘이 우리 태조 고황제(太祖高皇帝)를 명하여 중화(中華)와 이적(夷狄)을 통일하게 하였으니, 넓은 하늘 아래 온 천하가 신첩(臣妾)이 아닌 것이 없다. 오직 호구(胡寇)의 남은 무리가 사막(沙漠)으로 나누어 도망하여 구차하게 살기를 도모해, 살육(殺戮)과 역치(易置)를 손바닥 뒤집듯이 하였다. 짐(朕)이 대통(大統)을 이어받아 환구(寰區)를 무마하여 다스리며, 뜻이 백성을 편안히 하는 데에 있어 오직 미치지 못할까 생각하였다. 이리하여,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여 그 편안하게 할 방도를 강구하였다. 무릇 부육(覆育)하는 가운데 있는 것은 모두 교화(敎化) 안에 들었으나, 오직 이 잔호(殘胡)만이 흉악을 부리어 교화를 거부하였다. 여러 번 사신(使臣)을 보내어 무마하였으나 문득 구금(拘禁)하여 죽였다. 지난날에 변장(邊將)이 그 부속(部屬)을 잡았으나, 그 부모 처자가 있는 것을 생각하여 모두 석방하여 고향으로 돌려보내고, 사신을 시켜 호송하게 하였는데, 저들의 늑대[猰] 같은 근성이 변하지 않아서 다시 신사(信使)를 죽였다. 음흉한 것을 쌓고 포학한 짓을 자행하여 더욱 도둑질을 방자히 하였다. 그리하여 신인(神人)에게 원망을 샀으니, 실로 하늘이 죽이는 것이다. 포학을 막는 군사가 혜소(傒蘇)를 위로하였다. 드디어 친히 육군(六軍)을 거느리고 가서 정벌하여 곤란에 빠진 사람을 구제하고, 항복하여 복종하는 자를 편안히 하였다. 5월 13일에 군사가 알난하(斡難河)에 이르러, 호구(胡寇) 본아실리(本雅失里)107) 와 만나 싸워 곧 이를 패퇴(敗退)시켰다. 달아나는 것을 쫓고 패퇴하는 것을 쫓아, 번개처럼 쓸고 우레처럼 내몰았다. 본아실리(本雅失里)가 도망하기에 여념이 없어 겨우 7기(騎)만으로 도망하였다. 말·낙타·소·염소·생구(生口)를 수없이 얻고, 그 나머지 항복하여 복종하는 자가 서로 잇달아 이르므로, 마침내 안무(安撫)하고 양과 말과 양식을 주어 각각 생업(生業)에 편안하게 하였다. 수백년의 싹[蘖芽]이 하루아침에 없어지고, 천만리의 더러운 냄새[腥膻]가 이로 말미암아 씻어졌다. 이에 산천(山川)에 봉(封)하고 군사를 떨치어 회군하였다. 아아! 외방(外方)이 없이 모두 포용(包容)하여 널리 일시(一視)의 인(仁)을 베풀고, 무집(撫輯)하는 것이 방도(方道)가 있으니, 길이 만년의 다스림을 즐기리라."

이에 조대림 등을 보내어 표전(表箋)을 받들어 진하(進賀)하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8책 20권 2장 B면【국편영인본】 1책 557면
  • 【분류】
    외교-명(明) / 어문학-문학(文學)

  • [註 107]
    본아실리(本雅失里) : 명대(明代) 초기에 몽고의 타타르부[韃靼部] 출신의 가한(可汗). 영락 연간(永樂年間)에 명(明)에 침입 하였으나, 성조(成祖) 영락제(永樂帝)에게 패퇴(敗退)되었음. 그후 오이라트부[瓦刺部]에게 피살되었음.

○丙子/遣平壤君 趙大臨、參知議政府事尹思修北京韓尙敬遼東, 欽錄五月二十日頒降詔書以送。 詔曰:

祚旣終, 四海鼎沸。 天命我太祖高皇帝, 統一華夷, 普天率土, 靡不臣妾, 惟胡寇遺孼, 分竄沙漠, 呰窳偸生, 殺戮易置, 有如反掌。 朕承大統, 撫治寰區, 志在安民, 惟懷不及, 盡心殫慮, 以求其寧。 凡居覆燾之中, 擧納甄陶之內, 獨此殘, 騁兇梗化, 屢使撫循, 輒見拘殺。 往者邊將, 獲其部屬, 念其有父母妻子, 盡釋還鄕, 遣使送之。 彼猰性不移, 復殺信使, 積(匿)〔慝〕 恣虐, 益肆寇攘。 怨憝神人, 實天所殛, 遏虐之旅, 以慰傒蘇, 遂親率六軍往征之, 用拯顚連, 綏寧降附。 五月十三日, 師至斡難河, 遇胡寇 本雅失里來戰, 卽摧敗之, 追奔逐北, 電掃霆驅, 本雅失里奔命不暇, 以七騎奔遁。 獲馬駝牛羔, 生口無算, 其餘降附者, 相繼而至, 遂撫安之, 給與羊馬糧廩, 令各安生業。 數百年之孼芽, 一旦蕩除; 千萬里之腥膻, 由玆灑滌。 乃封于山川, 振旅班師。 於虖! 包擧無外, 弘施一視之仁; 撫輯有方, 永樂萬年之治。

乃遣大臨等, 奉表箋進賀。


  • 【태백산사고본】 8책 20권 2장 B면【국편영인본】 1책 557면
  • 【분류】
    외교-명(明) / 어문학-문학(文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