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상세검색 문자입력기
태종실록 19권, 태종 10년 3월 18일 갑신 2번째기사 1410년 명 영락(永樂) 8년

서북면 도순문사 박은이 명나라 황제가 북쪽 정벌에 나섰다는 조서의 초본을 얻어 바치다

서북면 도순문사(西北面都巡問使) 박은(朴訔)이, 황제(皇帝)가 북적(北狄)을 친정(親征)하는 조서(詔書)의 녹본(錄本)을 얻어서 바쳤다. 조서에 이르기를,

"짐(朕)이 천명(天命)을 받고 태조 고황제(太祖高皇帝)의 큰 기업(基業)을 이어받아 만방(萬方)을 통어(統馭)하고 서류(庶類)를 안무(安撫)하여, 무릇 사이(四夷)의 벽원(僻遠)040)종화(從化)041) 하지 않음이 없는데, 오직 북로(北虜)의 남은 종자(種子)만 황복(荒服)의 변방에 처하여 감히 흉포(凶暴)를 자행하므로, 여러 번 사신을 보내어 타일렀으나 문득 구류하여 죽이었다. 근자에 그들이 변방을 노략하므로, 변장(邊將)이 이를 잡아서 두 번이나 사신을 보내어 호송해 돌려보냈더니, 다시 구류하여 죽이었다. 이처럼 은혜를 이미 빨리 배반하였으니, 덕(德)을 어찌 생각하랴? 하물며, 시랑(豺狼)의 야심(野心)이 탐하고 사납고 교활하고 간사하고 포학하게 씹어서, 그 무리가 목[領]을 늘여 소생(蘇生)하기를 기다리니, 천도(天道)로 상고하면 그 운수가 이미 마쳤고, 인사(人事)로 증험하면 그 무리가 이미 떠났다. 짐이 지금 육군(六軍)을 친히 거느리고 가서 정토(征討)하여 무위(武威)를 크게 떨치고, 천토(天討)를 나타내려고 한다. 또 짐이 반드시 이길 방도[必勝之道]가 다섯 가지가 있으니, 큰 것으로 작은 것을 치고, 순(順)한 것으로 역(逆)을 취(取)하고, 다스린 것으로 어지러운 것을 치고, 편안한 것으로 수고로운 것을 치고, 기뻐하는 것으로 원망하는 것을 조문(弔問)하면, 섬멸(殲滅)시키지 못하는 것이 없다. 죄 있는 자를 소탕하고 사막(沙漠)을 청소(淸掃)하여 곤란에 빠진 사람을 무수(撫綏)하면, 강역(疆域)이 잘 다스려져서 편안하게 되어, 인민(人民)은 수운(輸運)의 괴로움이 없고, 장사(壯士)는 기한(飢寒)을 무릅쓰고 전투(戰鬪)할 근심이 없으니, 갑옷을 풀고 베개를 편안히 할 수 있다. 한번 수고하면 오래 편안하고, 잠깐 소비하면 영원히 편안한 것이다. 중외(中外)에 포고(布告)하여 모두 들어 알게 하는 바이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8책 19권 25장 A면【국편영인본】 1책 535면
  • 【분류】
    외교-명(明)

  • [註 040]
    벽원(僻遠) : 한편으로 치우치고 멀음.
  • [註 041]
    종화(從化) : 붙따르고 교화(敎化)됨.

○西北面都巡問使朴訔, 得皇帝親征北狄詔書錄本以獻。 詔曰:

朕受天命, 承太祖高皇帝洪基, 統馭萬方, 撫輯庶類, 凡四夷僻遠, 靡不從化, 獨北虜殘孽, 處于荒裔, 敢肆兇暴, 屢遣使申諭, 輒拘留殺戮。 乃者其人鈔邊, 邊將獲之, 再遣使護還, 復見拘殺。 恩旣遄背, 德豈可懷! 況豺狼野心貪悍, 猾賊虐噬, 其衆引領徯蘇。 稽於天道, 則其運已終; 驗於人事, 則彼衆皆離。 朕今親率六軍往征之, 大振武威, 用彰天討。 且朕必勝之道有五, 以大擊小, 以順取逆, 以治攻亂, 以逸伐勞, 以悅弔怨, 鮮不殄滅。 蕩除有罪, 掃淸沙漠, 撫綏顚連, 則疆場乂安, 人民無轉輸之苦, 壯士無飢寒戰鬪之虞, 可以解甲高枕, 一勞久安, 暫費永寧。 布告中外, 咸使聞知。


  • 【태백산사고본】 8책 19권 25장 A면【국편영인본】 1책 535면
  • 【분류】
    외교-명(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