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실록19권, 태종 10년 2월 22일 기미 1번째기사
1410년 명 영락(永樂) 8년
문소전에 가서 한식제를 지내고, 한식의 연원에 대해 묻다
임금이 문소전(文昭殿)에 나아가 한식제(寒食祭)를 행하였다. 처음에 임금이 향(香)·축(祝)을 전(傳)하는 것을 인하여 좌우(左右)에게 묻기를,
"예전에는 삼정(三正)027) 을 번갈아 썼으나, 한식(寒食)은 일찍이 고치지 않았으니, 혹은 말하기를, ‘개지추(介之推)028) 의 일로 인한 까닭이라.’한다."
하니, 김여지(金汝知)가 대답하기를,
"개자(介子)029) 에 대한 설(說)은 옛사람이 이미 그르게 여겼습니다. 다만 동지(冬至) 후 1백 5일이 옳습니다. 이때에는 빠른 바람[疾風]과 심한 비[雨]가 있기 때문에 역가(曆家)에서 한식(寒食)이라 한 것입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8책 19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1책 530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풍속(風俗) / 과학-천기(天氣) / 과학-역법(曆法)
- [註 027]삼정(三正) : 옛날 중국의 역법(曆法)에 있어서 세 가지 정월(正月). 곧 하(夏)에서는 건인(建寅), 은(殷)에서는 건축(建丑), 주(周)에서는 건자(建子)의 달을 정월로 하였음.
- [註 028]
개지추(介之推) : 중국 춘추 시대(春秋時代)의 은사(隱士). 일명 개자추(介子推). 진(晉)나라 문공(文公)이 공자(公子)로서 망명할 때 함께 19년을 모시었는데, 문공이 귀국 후에 봉록(封祿)을 주지 아니하였으므로, 어머니를 모시고 개산(介山)에 숨으니, 문공이 잘못을 뉘우치고, 그 산을 불질러 지추가 나오도록 하려 하였으나 지추는 나오지 않고 어머니와 같이 타 죽었다 함. 한식(寒食)은 지추가 타 죽은 날이라고 함.- [註 029]
개자(介子) : 개지추(介之推). - [註 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