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수군 도절제사가 왜적을 방어하기 위한 대책 몇가지를 건의하다
전라도 수군 도절제사(全羅道水軍都節制使)가 사의(事宜) 두어 조목을 올렸다.
"방어(防禦)하는 형세를 보면 대선(大船)·중선(中船)은 체제(體制)가 커서 심히 느리기 때문에, 비록 왜선(倭船)을 만나도 쫓아 미치기 어려워서 한갓 군사(軍士)만 수고롭게 하니, 비옵건대, 도내(道內)에 원래 제조한 대선 4척 외에는 모두 쾌선(快船)의 규식(規式)에 의하여 조작(造作)하소서.
1. 옥구(沃溝)의 수영(水營)은 해로(海路)의 중앙이 아니기 때문에 진수(鎭戍)에 합당하지 않습니다. 비옵건대, 수영(水營)을 모두 옥구진(沃溝鎭)에 붙이고, 해도(海島)의 중앙인 무안현(務安縣)의 대굴포(大崛浦)로 수영을 옮기소서.
1. 도내(道內) 각관(各官)에 살고 있는 일찍이 수군 도만호(水軍都萬戶)나 만호(萬戶)·천호(千戶)를 지낸 자는 오래 배 위에 있었으므로 도적 잡는 데에 익숙하오니, 모두 거느려서 방어하게 하소서.
1. 각포(各浦) 만호·천호의 능부(能否)를 전에는 오로지 수군 절제사(水軍節制使)에게 위임하여 고찰(考察)하였었는데, 근래에는 본도(本道) 도관찰사(都觀察使)와 병마 도절제사(兵馬都節制使)가 각각 소견(所見)을 고집하고 서로 행이(行移)하여, 조그만 잘못이 있더라도 서로 힐문(詰問)하니, 만호·천호가 모두 실망합니다. 비옵건대, 금후로는 수군 절제사에게 오로지 위임하여 고찰하게 하소서.
1. 절제사(節制使)의 소관(所管) 병선(兵船) 10척과 도만호(都萬戶)의 병선 10척은 항상 바다 가운데서 순포(巡捕)하여 일정하게 정박[泊立]하는 곳이 없으니, 매양 군사를 행하여 양식(糧食)이 떨어지는 날을 당하면, 각각 부근(附近) 각관(各官)에 이첩(移牒)하여 직접 군량(軍糧)을 공급(供給)받게 하소서. 그러면 운반[轉運]하는 폐단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1. 배를 제조하는 철물(鐵物)을 관찰사가 간혹 출납을 정체(停滯)하기 때문에 일을 폐하게 됩니다. 해도(海道)의 철물은 원래 수군(水軍)이 취련(吹鍊)하게 되어 있으니, 절제사(節制使)로 하여금 거두어 저축하여 비용에 지출케 하소서.
1. 해도(海道)의 영전(營田)과 번염(燔鹽)의 소출(所出)은 본래 군량을 보충하자는 것인데, 지금은 절제사가 구처(區處)하지 못하게 되어, 군관과 군졸을 무양(撫養)할 길이 없습니다. 금후로는 절제사로 하여금 직접 차사원(差使員)을 정해 그 출납을 감시하게 하고, 만일 지나치게 허비하는 자가 있으면, 다른 사람이 진고(陳告)하는 것을 허락하여 죄를 논하소서."
하였다. 임금이 모두 그대로 따랐으나, 오직 수영(水營)을 옮기자는 일절(一節)만은 도관찰사에게 내려 함께 의논하여 아뢰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6책 16권 50장 B면【국편영인본】 1책 469면
- 【분류】군사-군정(軍政) / 군사-군기(軍器) / 군사-병참(兵站) / 군사-지방군(地方軍)
○丁酉/全羅道水軍都節制使上事宜數條:
竊見防禦之勢, 大船中船, 體大鈍甚, 雖遇倭船, 難以追及, 徒勞軍士。 乞道內元造大船四艘之外, 幷依快船規式造作。 一, 沃溝水營, 非海路中央, 不合鎭戍。 乞將水營, 幷屬沃溝鎭, 於海島中央務安縣之大崛浦, 移置水營。 一, 道內各官接, 曾任水軍都萬戶萬戶千戶者, 久在船上, 慣於捕賊, 乞幷率領防禦。 一, 各浦萬戶千戶能否, 在前專委水軍節制使考察。 近來本道都觀察使、兵馬都節制使, 各執所見, 互有行移, 雖有小失, 更相詰問, 萬戶千戶實皆缺望。 乞今後專委水軍節制使考察。 一, 節制使所管兵船十艘, 都萬戶兵船十艘, 常於海中巡捕, 無一定泊立之處。 每當行兵乏糧之日, 各於附近各官移牒, 直令支撥軍糧, 庶免轉運之弊。 一, 造船銕物, 觀察使或時停滯出納, 以致廢事。 其海島銕物, 元係水軍吹鍊, 乞令節制使收貯支費。 一, 海道營田燔鹽所出, 本以添補軍糧, 今節制使不得區處, 軍官軍卒, 撫養無路。 今後乞令節制使, 直定差使員, 監其出納, 如有汎濫虛費者, 許人陳告論罪。
上皆從之, 唯水營移排一節, 下都觀察使同議啓聞。
- 【태백산사고본】 6책 16권 50장 B면【국편영인본】 1책 469면
- 【분류】군사-군정(軍政) / 군사-군기(軍器) / 군사-병참(兵站) / 군사-지방군(地方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