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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실록 14권, 태종 7년 7월 10일 신유 3번째기사 1407년 명 영락(永樂) 5년

민무질이 변명을 요청함에 따라 관련자들을 대질 신문 시키다

민무질(閔無疾)이,

"신이 변명하고자 합니다."

하고 청하니, 이에 민무질과 병조 판서 윤저(尹柢)·참찬 의정부사 유양(柳亮)·총제(摠制) 성발도(成發道)·평강군(平江君) 조희민(趙希閔)·칠원군(漆原君) 윤자당(尹子當)·이조 참의 윤향(尹向)·호조 참의 구종지(具宗之) 등을 불러 자문(紫門)239) 밖에 나가게 하고, 6대언(代言)과 공신 유사(功臣有司) 의령군(宜寧君) 남재(南在)·철성군(鐵城君) 이원(李原)과 사간(司諫) 최함(崔咸)·정언(正言) 박서생(朴瑞生)·집의(執義) 이조(李慥) 등을 시켜 이를 질문하였다. 먼저 구종지에게 이르기를,

"네가 민무질에게 무슨 말을 들었느냐?"

하니, 구종지가 대답하였다.

"지난 해 8월에 신이 민무질의 집에 갔었는데, 민무질이 말하기를, ‘상당군(上黨君)240) 이 폄출(貶黜)된 뒤로, 나는 항상 주상께서 의심하고 꺼릴까 두려워하였다. 이제 병권[兵柄]을 내놓으니 마음이 조금 편안하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이 말을 듣고 성발도에게 고하였습니다."

성발도에게 물으니, 대답하기를,

"그렇습니다."

하였다. 민무질구종지를 흘겨보며,

"내 입에서 이런 말을 내지 않았는데, 들은 자가 누구란 말이냐?"

하니, 구종지가.

"지금 사생(死生)이 관계되는 곳에 나와서 내가 어찌 거짓말을 하겠소?"

하였다. 다음에 윤향(尹向)에게 들은 것을 물으니, 윤향이 대답하였다.

"지난달 7일에 민무질이 신의 집에 와서 말하기를, ‘듣건대, 전일에 주상이 광연루(廣延樓)에 나아가서 이숙번(李叔蕃)에게 이르기를, 「지금 가뭄 기운이 없어지지 않는 것은 아래에 불순한 신하가 있기 때문이라.」 하니, 이숙번이 대답하기를, 「불순한 신하는 제거하는 것이 가합니다.」고 하였더니, 이 말은 나를 두고 하는 말인 듯한데, 자네는 이 말을 들었는가?’ 하기에, 윤향 제가 말하기를, ‘그날 나는 사신(使臣)의 일로 마침 밖에 나가서, 그 말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감히 묻자오니, 무슨 일로 스스로 의심하는 것입니까?’ 하니, 민무질이 말하기를, ‘내가 의심하는 것은, 이숙번이 주상께 하소연하여 우리들을 해치고자 할까 하는 것이지, 주상 때문에 말하는 것이 아니오.’라고 하였습니다."

민무질에게 과연 이런 말을 하였느냐고 물으니, 민무질이 변명하지 못하였다. 유양에게 들은 것을 물으니, 유양이 대답하였다.

"공신이 한자리에 모이던 날에 윤저(尹柢)가 신에게 이르기를, ‘지난 가을에 주상께서 전위(傳位)하고자 할 때에, 민씨(閔氏)가 이미 비밀히 내재추(內宰樞)241) 를 정하였는데, 조희민(趙希閔)도 그 중의 한 사람이었다.’고 하였습니다. 신이 들은 것은 이것뿐입니다."

윤저에게 물으니, 윤저가 대답하였다.

"지난 가을에 주상께서 복위(復位)하신 뒤에 윤자당(尹子當)이 신의 집에 와서 이 일을 말하고, 또 말하기를, ‘이간(李衎)에게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이간은 이때 마침 서북면(西北面)에 봉명 사신(奉命使臣)으로 나갔기 때문에 질정(質正)하지 못하고, 윤자당에게 물으니, 윤자당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신만 들은 것이 아니라, 다음날 이숙번이 신의 집에 와서 이간을 불러 물으니, 다른 말은 없었습니다."

민무질윤저에게 이르기를,

"자네가 어찌하여 혐의스런 사이에 사실에도 없는 말을 하였느냐?"

하였다. 조희민은 부끄럽고 두려워하여 윤저를 돌아보며,

"설사 조희민이 어질다면 민씨의 일도 옳겠지?"

하니, 윤저가 꾸짖으며,

"만일 네가 아니라면 민씨가 어찌 내사(內事)를 맡기려고 하였겠느냐?"

하였다. 민무질이 앙앙(怏怏)하여 얼굴을 붉힐 따름이었다. 질문하는 것이 끝나자, 공사(供辭)를 갖추어 아뢰었다. 여러 공신이 대궐 뜰에 나아와서 민무질·민무구·신극례의 죄를 청하니, 임금이 말하였다.

"내가 장차 짐작하여 시행하겠다."


  • 【태백산사고본】 5책 14권 3장 A면【국편영인본】 1책 403면
  • 【분류】
    사법(司法) / 변란(變亂)

  • [註 239]
    자문(紫門) : 선공감(繕工監)의 한 직소(職所).
  • [註 240]
    상당군(上黨君) : 이저(李佇).
  • [註 241]
    내재추(內宰樞) : 항상 궐내(闕內)에 임금 가까이 있으면서 국사(國事)를 의논하던 5, 6명의 대신(大臣). 고려 때 이 제도가 생겨 몇 사람의 대신이 국정을 전단(專斷)하는 폐단이 있었으므로, 조선 태조 때 이를 폐지하였었는데, 정조 때에 다시 부활하였음. 내재상(內宰相) 또는 내상(內相).

閔無疾請曰: "臣欲辨明。" 乃召無疾及兵曹判書尹柢、參贊議政府事柳亮、摠制成發道平江君 趙希閔漆原君 尹子當、吏曹參議尹向、戶曹參議具宗之等, 詣紫門外, 令六代言及功臣有司宜寧君 南在鐵城君 李原、司諫崔咸、正言朴瑞生、執義李慥等質問之。 先謂宗之曰: "爾聞何言於無疾乎?" 宗之對曰: "前年八月, 臣往無疾家, 無疾曰: ‘自上黨君貶黜之後, 予常恐上位疑忌, 今辭兵柄, 心乃稍安。’ 臣聞此語, 告諸成發道。" 問諸發道, 對曰: "然。" 無疾宗之曰: "予口不出此言, 聞之者誰歟?" 宗之曰: "今進死生關係之地, 吾何誣罔?" 次問以所聞, 對曰: "前月七日, 無疾來臣家曰: ‘聞前日上御廣延樓, 謂李叔蕃曰: 「今旱氣未殄者, 下有不順之臣故也」。 叔蕃對曰: 「不順之臣, 除之可也」。 斯言恐爲吾發也。 子聞此言乎?’ 曰: ‘其日吾以使臣之事適出外, 未聞是言。 敢問以何事自疑乎?’ 無疾曰: ‘吾所疑者, 李叔蕃訴於上, 欲害吾等, 非只爲上而言也。’" 問無疾: "果有是言乎?" 無疾不能辨。 問柳亮以所聞, 對曰: "功臣一會之日, 尹柢謂臣曰: ‘前秋上欲傳位之時, 閔氏已密定內宰樞, 趙希閔其一也。’ 臣所聞者唯此耳。" 問尹柢, 對曰: "前秋上復位之後, 尹子當來臣家說此事, 且曰: ‘聞諸李衎也。’" 時適奉使西北面, 不得質正。 問尹子當, 子當對曰: "然。 非獨臣聞之, 他日李叔蕃來臣家, 呼李衎而問之, 無異言也。" 無疾尹柢曰: "子何說嫌疑間無實之言也?" 希閔慙懼, 顧謂尹柢曰: "設使希閔賢, 則閔氏之事可乎?" 叱之曰: "若非汝, 則閔氏豈欲以掌內事乎?" 無疾怏怏赧然而已。 問畢, 具以辭啓。 諸功臣詣殿庭, 請無疾無咎克禮之罪, 上曰: "予將斟酌施行。"


  • 【태백산사고본】 5책 14권 3장 A면【국편영인본】 1책 403면
  • 【분류】
    사법(司法) / 변란(變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