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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실록12권, 태종 6년 9월 12일 무진 1번째기사 1406년 명 영락(永樂) 4년

포천·철원 등지에서 강무하여, 사냥한 노루 3마리를 덕수궁에 바치다

임금이 사람을 보내어 노루 세 마리를 덕수궁에 바쳤다. 임금이 포천(抱川) 등성이에서 고정모(高頂帽)를 쓴 두어 사람이 뒤쫓아 오는 것을 보고, 좌우(左右)에게 묻기를,

"저들은 누군가?"

하니,

"대언(代言)입니다."

하였다. 임금이 말을 멈추고 여섯 대언(代言)을 불러, 노희봉(盧希鳳)을 시켜서 각각 큰 바리[盂]에다 술을 부어 하사하고, 또 다시 큰 술잔[鍾]으로 한 잔씩을 하사하였다. 그리하여 좌대언(左代言) 윤사수(尹思修)는 엉금엉금 기어서 물러가고, 우대언(右代言) 권완(權緩)은 말을 타려 하다가 떨어지니, 임금이 웃었다. 이숙번(李叔蕃)을 불러 말하기를,

"이곳에는 짐승이 적고, 날이 흐려서 비가 이처럼 내리니, 내 환궁하고자 한다."

하였다. 이숙번이 대답하기를,

"지나신 곳마다 예전부터 이와 같으니, 만약 철원(鐵原)지방으로 들어가시면 들이 평평하고 짐승도 꽤 많을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그대로 따랐다. 13일[己巳]에 철원 지방에 들어가니, 과연 이숙번의 말과 같았다. 저녁 때 철원신지(新池)에서 행차를 멈추었다. 임금이 중축(中軸) 사이에서 말을 달리며 짐승을 쫓았다.


  • 【태백산사고본】 4책 12권 28장 A면【국편영인본】 1책 376면
  • 【분류】
    군사-병법(兵法) / 왕실-행행(行幸) / 왕실-의식(儀式)

    ○戊辰/上遣人獻獐三口于德壽宮。 上於抱川原上, 望見戴高頂帽數人從後來者, 問左右曰: "此輩何人?" 對曰: "代言也。" 上駐馬, 召六代言, 使盧希鳳各酌酒一大盂以賜之, 復賜一大鍾。 於是, 左代言尹思修匍匐而退, 右代言權緩欲乘馬而墜, 上笑之。 召李叔蕃曰: "此地禽獸少, 而陰雨如此, 予欲還宮。" 叔蕃對曰: "所過之處, 自古如此。 若入鐵原之境, 則原野始平, 禽獸攸同。" 上從之。 己巳, 入鐵原境, 果如叔蕃之言。 夕次鐵原 新池之野, 上馳逐于中軸之間。


    • 【태백산사고본】 4책 12권 28장 A면【국편영인본】 1책 376면
    • 【분류】
      군사-병법(兵法) / 왕실-행행(行幸) / 왕실-의식(儀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