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실록 12권, 태종 6년 윤7월 9일 병인 2번째기사
1406년 명 영락(永樂) 4년
황제가 보낸 악기를 가지고 내사 박인 등이 오자 연회를 베풀다
내사(內史) 박인(朴麟)·김희(金禧) 등이 사악(賜樂)132) 을 받들고 왔다. 처음에 임금이 기체(氣體)가 편하지 못함을 깨닫고, 주서(注書) 유익지(柳翼之)를 보내어 알리기를,
"불행히 병이 있어, 내일은 명(命)을 맞을 수 없으니 기다리기 바라오. 뒷날 조금 나으면 예(禮)를 행하겠소."
하니, 박인 등이 대답하기를,
"가지고 온 공문은 예부(禮部)의 자문[咨]이니, 꼭 마중하시지 않아도 좋습니다. 만일 사악(賜樂)을 중한 것으로 여기시면, 저희들이 서울에 이르러 관(館)133) 에 놓아 둘 것이니, 병환이 나으시기를 기다려 관(館)에 이르러 받으셔도 어찌 불가하겠습니까?"
하므로 익지(翼之)가 돌아와 아뢰었다. 또 대언 권원(權瑗)으로 하여금 굳이 만류하게 하였다. 이에 박인 등이 이르니, 산붕(山棚)을 맺고 백희(百戲)를 벌여 놓았다. 세자 이제(李禔)에게 명하여, 백관을 거느리고 교외(郊外)에서 맞아 들이게 하니, 김희 등이 악기(樂器)를 받들어 태평관에 놓고, 창덕궁(昌德宮)으로 나아가 병 문안을 하고 물러갔다. 의정부에 명하여 하마연(下馬宴)을 베풀게 하고, 지신사 황희(黃喜)를 시켜 두 사람에게 안마(鞍馬)를 주었다. 두 사람은 모두 본국에서 바쳤던 환자(宦者)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4책 12권 9장 B면【국편영인본】 1책 366면
- 【분류】외교-명(明) / 왕실-의식(儀式)