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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실록 9권, 태종 5년 2월 9일 을해 4번째기사 1405년 명 영락(永樂) 3년

수령의 전최 및 인재발굴 등에 관한 이조 판서 이직의 상소문

이조 판서(吏曹判書) 이직(李稷)이 상소(上疏)하여 전선법(銓選法)을 논(論)하였는데, 상소의 대략은 이러하였다.

"본조(本曹)는 전선(銓選)의 직임(職任)을 맡았으니, 마땅히 사방(四方)의 재간(才幹)이 있는 선비를 널리 구(求)하여 중외(中外)에 포열(布列)시켜서, 사림(士林)들로 하여금 그들의 재주를 다하지 못한 자는 원망이 없게 하고, 서적(庶績)이 빛나고 풍속(風俗)이 아름다와지면, 이는 바로 전하께서 신하(臣下)에게 기대하는 바이며, 신하로서 마땅히 마음은 다해야 할 바입니다. 그러므로, 신(臣)은 우천(愚賤)을 헤아리지 아니하고 감히 사람을 뽑는 방법을 아래에 조목조목 열거하오니, 엎드려 바라옵건대, 재결(裁決)하여 채택해서 시행하소서.

1. 무릇 사람의 재주는 한 해나 한 달내에 성취(成就)되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각사(各司)로 하여금 1년에 두 번씩 인재를 뽑게 하오나, 다시 얻은 바가 없고, 한갓 문적(文籍)만 번거롭게 하오니, 원컨대, 이제부터는 중외(中外)의 대소관(大小官)에서 추천한 인재(人材)는 그 직품(職品)을 종류 별로 나누어 일일이 기록하여 책(冊)을 만들어서, 매양 전주(銓注)할 때를 당하면 직품에 따라 계문(啓聞)하여 낙점(落點)을 받아 임명하고, 3년이나 혹은 5년만에 인재가 성취(成就)되기를 기다려 다시 천거(薦擧)하게 하며, 영구히 항규(恒規)로 삼되, 만일 재주를 가진 자로서 빠진 자가 있거든, 대소관(大小官)으로 하여금 연한(年限)에 구애치 말고 실봉(實封)013) 으로 특천(特薦)하게 하소서.

1. 문음(門蔭)014)공음(功蔭)015) 의 자제(子弟)를 서용(敍用)하는 법은 이미 정해진 법이 있으나, 다른 자제는 벼슬에 나아갈 길이 없사오니, 이제부터는 문음(門蔭)과 공음(功蔭)의 자제(子弟)외에, 벼슬이 없는 자의 자제로서 나아가 18세 이상의 재간(才幹)이 있는 자도 또한 대소관(大小官)으로 하여금 천거하게 하되, 아울러 친조부(親祖父)와 외조부(外祖父)의 직명(職名)을 기록하여 본조(本曹)에 올리게 하여, 서예(書藝)·산학(算學)·율학(律學)으로써 그 능부(能否)를 시험해서 서용(敍用)하도록 하여 요행을 바라는 길을 막으소서.

1. 각도(各道)의 주(州)·부(府)·군(郡)·현(縣) 내에 경학(經學)에 밝고 행실을 닦아, 지식(知識)이 치체(治體)에 통탈하여 가히 맡겨서 부릴 만한 자와, 이사(吏事)016) 에 능하고 겸하여 군무(軍務)를 잘 알아서 가히 진수(鎭守)를 감당할 수 있는 자를, 감사(監司)와 수령(守令)이 널리 구하여 선거(選擧)017) 하게 하되, 실봉(實封)으로 아뢰게 하여, 탁용(擢用)에 대비하소서.

1. 경외관(京外官)에서 천망(薦望)할 때를 당하여 만악 탐오(貪汚)하고 불법(不法)한 자나, 일찍이 죄명(罪名)을 범한 자 혹은 직무(職務)를 삼가지 아니하여 일찍이 폄출(貶黜)된 자를 천거하였으면, 본조(本曹)에서 곧 헌사(憲司)에 이문(移文)하여 엄하게 경계하여 금단(禁斷)하소서.

1. 수령(守令)의 전최(殿最)를 1년에 두 번 고사(考査)하도록 정해진 제도가 있사오나, 그 직임에 적당치 아니한 자는 하루라도 백성을 다스릴 수 없습니다. 감사(監司)가 그 폐단을 보고도 포폄(褒貶)할 기한을 기다린다면, 자못 올리고 내치[黜陟]는 의의를 잃게 되오니, 이제부터는 만일 그 직임에 적당치 아니한 자가 있거든 기한에 구애(拘礙)치 말고 즉시 실봉(實封)으로 아뢰게 하고, 곧 〈다른 사람으로〉고쳐 임명하여 백성들의 바람에 부응케 하소서."

윤허(允許)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9권 3장 B면【국편영인본】 1책 319면
  • 【분류】
    인사-선발(選拔) / 정론-정론(政論)

  • [註 013]
    실봉(實封) : 단단히 봉함한 글을 말함.
  • [註 014]
    문음(門蔭) : 선조(先祖)의 여덕(餘德)이 있는 집안.
  • [註 015]
    공음(功蔭) : 선조(先祖)의 공적(功績)이 있는 집안.
  • [註 016]
    이사(吏事) : 행정(行政).
  • [註 017]
    선거(選擧) : 인재를 선택하여 천거함.

○吏曹判書李稷上疏論銓選之法。 疏略曰:

本曹掌銓選之任, 宜旁求四方才幹之士, 布列中外, 使士林絶不盡其才之怨, 庶績熙而風俗美。 此正殿下期之於臣下, 而臣下所當盡心者也。 是以臣不度愚賤, 敢以選人之術, 條列于後, 伏惟裁擇施行。 一, 凡人之才, 非一年一月所成就。 雖令各司一年再擧, 於人才更無所得, 徒煩文籍。 願自今, 京外大小官所薦人材, 類分職品, 開寫成冊, 每當銓注, 隨品啓聞, 受點差除, 或三年或五年, 待人材作成, 更令薦擧, 永爲恒規。 如有懷才遺逸者, 令大小官, 不拘年限, 實封特薦。 一, 門蔭功蔭子弟敍用之法, 已有成規, 他子弟未有仕進之路。 自今其門蔭功蔭外, 無職子弟年十八以上, 有才幹者, 亦令大小官薦擧, 幷錄內外祖父職名, 呈本曹, 以書算律, 試其能否, 方許敍用, 以杜僥〔倖〕 之門。 一, 各道州府郡縣內, 經明行修, 識達治體, 可爲任使者, 暗練吏事, 兼識軍務, 可當鎭守者, 監司守令, 旁求選擧, 實封以聞, 以備擢用。 一, 京外官當薦望之際, 若擧貪汚不法者、曾犯罪名者、不謹職事曾見貶黜者, 則本曹輒移文憲司, 痛行禁斷。 一, 守令殿最, 一年再考, 雖有定制, 然不稱其職者, 不可使一日臨民, 監司坐視其弊, 以待褒貶之期, 殊失黜陟之義。 自今如有不稱其職者, 不拘限期, 輒實封以聞, 隨卽改差, 以副民望。

允之。


  • 【태백산사고본】 3책 9권 3장 B면【국편영인본】 1책 319면
  • 【분류】
    인사-선발(選拔) / 정론-정론(政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