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실록8권, 태종 4년 9월 21일 기미 1번째기사
1404년 명 영락(永樂) 2년
하윤·이거이·성석린·조준·이무·이서 등과 정사를 논의하다
하윤(河崙)·이거이(李居易)·성석린(成石璘)·조준(趙浚)·이무(李茂)·이서(李舒)를 불러 정사(政事)를 의논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중국의 사신이 오면, 꼭 금강산(金剛山)을 보고 싶어 하는데,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속언(俗言)에 말하기를, ‘중국인에게는 「고려(高麗) 나라에 태어나 친히 금강산을 보는 것이 원(願)이라.」하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그러한가?"
하니, 하윤(河崙)이 나와서 말하기를,
"금강산(金剛山)이 동국(東國)에 있다는 말이 《대장경(大藏經)》에 실려 있으므로, 그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옳도다."
하였다. 임금이 말하기를,
"옛날 당(唐)나라 태종(太宗)이 손에 작은 매를 받쳐 들었다가, 위징(魏徵)이 이르는 것을 보고, 이에 그 매를 소매 속에 감추었는데, 위징(魏徵)이 이를 알고 일부러 스스로 오래 머무니, 매가 이에 죽었었다. 어찌 위징(魏徵)을 두려워함이 이처럼 심하였던고?"
하니, 조준이 나와서 말하기를,
"이것은 위징이 어진 것이 아니라, 바로 태종(太宗)이 어진 것입니다."
하니, 임금이 말하기를,
"옳도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3책 8권 15장 A면【국편영인본】 1책 308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역사-고사(故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