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실록6권, 태종 3년 8월 1일 병오 2번째기사
1403년 명 영락(永樂) 1년
익안 대군 이방의를 문병하다. 이화·이천우·이저 등이 참석
익안 대군(益安大君) 이방의(李芳毅)의 집에 거둥하여 문병하니, 이방의가 부축되어 나와 꿇어앉아서 울었다. 임금도 또한 눈물을 흘리고, 안마(鞍馬)와 매[鷹子]를 내려주었다. 인하여 시병(侍病)하는 환자(宦者)·반인(伴人)·비복(婢僕)에게 포물(布物)을 차등 있게 내려주고 모정(茅亭)에 올라 잔치를 베푸니, 의안 대군(義安大君) 이화(李和)·완산군(完山君) 천우(天祐)·찬성사(贊成事) 이저(李佇) 등이 시연(侍宴)하였다. 이방의(李芳毅)가 초췌하여 힘이 없으므로 앉고 서는 것을 자유로이 하지 못하였다. 사람에게 부축되어 일어나서 침석(枕席)에 기대앉으니, 임금이 탄식하여 말하기를,
"형(兄)의 병이 너무 심하여 초췌하기가 이와 같으니, 내가 일찍이 와서 뵙지 못한 것을 깊이 후회합니다."
하고, 또 울었다. 이방의에게 묻기를,
"형이 오래 앉아 계시면 수고로움이 심할까 염려되오니 돌아가려고 합니다."
하였다. 이방의가 말하기를,
"전하의 거둥이 쉽지 못하고, 신도 또한 병이 심하여 대궐에 나갈 수 없습니다. 오늘 병을 무릅쓰고 앉았으니, 원컨대 신이 취(醉)하여 눕는 것을 보신 뒤에 돌아가소서."
하였다. 임금이 이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해가 질 무렵에 이방의가 부축되어 서서 춤을 추니, 임금도 또한 일어나서 춤을 추었다.
- 【태백산사고본】 2책 6권 3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72면
- 【분류】왕실-행행(行幸) / 왕실-국왕(國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