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관 조말생이 황제의 고명과 인장이 의주에 도착한 소식을 전하다
하등극사(賀登極使) 서장관(書狀官) 조 말생(趙末生)이 돌아와 아뢰기를,
"황제가 명하여 좌통정(左通政) 조거임(趙居任)에게 고명(誥命)을, 도지휘(都指揮) 고득(高得)에게 명하여 인장(印章)을 가지고 가게 하여, 이미 의주(義州)에 이르렀습니다."
하였다. 처음에 하윤(河崙)·이첨(李詹)·조박(趙璞) 등이 경사(京師)에 이르니, 황제가 윤(崙) 등을 불러 말하기를,
"너희들이 짐(朕)이 즉위한 까닭을 아느냐? 건문(建文)이 고황제(高皇帝)의 뜻을 돌보지 않고 숙부 주왕(周王)을 쫓아내고 골육을 잔해(殘害)하였으며, 또 짐을 해(害)하고자 하여 군사를 일으키므로, 짐도 역시 죽기를 두려워하여 부득이 군사를 일으켰다. 그러나 짐이 두 번이나 화친(和親)하려고 하였는데, 건문(建文)이 듣지 않았다. 이에 군사를 들어 그 모사하는 신하를 치려고 하니, 건문이 서로 만나기를 부끄러워하여 궁문(宮門)을 닫고 스스로 불에 타 죽었다. 주왕(周王)과 대신(大臣)이 짐(朕)에게 ‘고황제(高皇帝)의 적장자(嫡長子)이니 마땅히 제위(帝位)에 올라야 된다.’고 하므로, 부득이하여 즉위하였다. 처음에 어찌 위(位)를 얻는 데에 뜻이 있었겠는가?"
하였다. 윤(崙)이 고명(誥命)과 인장(印章)을 예부 시랑(禮部侍郞) 조예(趙禮)에게 청하니, 예(禮)가 말하기를,
"정보(呈報)하는 것이 좋다."
하였다. 곧 정보하니, 예부에서 이를 주문(奏聞)하매, 이를 주라고 명한 것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2책 5권 12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60면
- 【분류】외교-명(明)
○戊申/賀登極使書狀官趙末生還, 啓曰: "帝命左通政趙居任齎誥命, 都指揮高得齎印章來, 已至義州矣。" 初, 河崙、李詹、趙璞等至京師, 帝召崙等曰: "汝等知朕卽位之故乎? 建文不顧高皇帝之意, 乃放黜叔父周王, 殘害骨肉, 又欲害朕而起兵, 朕亦畏死, 不得已而起兵。 然朕再欲和親, 而建文不聽, 於是擧兵, 欲伐其謀事之臣。 建文恥與相見, 闔宮自焚。 周王與大臣, 謂朕高皇帝嫡長, 宜卽帝位, 不得已而卽位。 初豈有意於得位乎?" 崙等請誥命印章于禮部侍郞趙禮, 禮曰: "呈報可矣。" 乃卽呈報, 禮部奏聞, 命錫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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