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실록 3권, 태종 2년 3월 7일 경인 3번째기사
1402년 명 건문(建文) 4년
성균 악정 권홍의 딸을 별궁으로 맞아들이다
성균 악정(成均樂正) 권홍(權弘)의 딸을 별궁(別宮)으로 맞아들이었다. 처음에 대부인(大夫人) 송씨(宋氏)가 정비(靜妃)에게 말하기를,
"궁빈(宮嬪)이 너무 많아서 그것이 점점 두렵다."
하였는데, 정비의 투기는 더욱 더 심해만 갔다. 임금이 권씨(權氏)가 현행(賢行)이 있다 하여 예(禮)를 갖추어 맞아들이려고 하니, 임금의 옷을 붙잡고 말하기를,
"상감께서는 어찌하여 예전의 뜻을 잊으셨습니까? 제가 상감과 더불어 함께 어려움을 지키고 같이 화란(禍亂)을 겪어 국가를 차지하였사온데, 이제 나를 잊음이 어찌 여기에 이르셨습니까?"
하며, 울기를 그치지 아니하고 음식도 들지 아니하므로 임금이 가례색(嘉禮色)을 파하도록 명하고, 환관(宦官)과 시녀(侍女) 각각 몇 사람만으로 권씨를 별궁에 맞아들였다. 정비는 마음에 병을 얻었고, 임금은 수일 동안 정사를 듣지 아니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3권 12장 B면【국편영인본】 1책 227면
- 【분류】왕실-비빈(妃嬪) / 인물(人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