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간원에서 안렴사를 폐지하고 관찰사를 각도에 보낼 것을 건의하다
다시 관찰사(觀察使)를 여러 도에 보내었다. 사간원(司諫院)에서 상소하였는데, 대략은 이러하였다.
"여러 도(道)의 순문(巡問)·절제(節制) 등사(等使)를 모두 대신(大臣)으로 보내고, 주부(州府)의 사(使)는 대개 가선(嘉善) 이상의 관원을 쓰고 있습니다. 안렴사(按廉使)는 군민(軍民)의 정사를 통할하고 상벌의 권세를 잡고 있으니, 그 책임이 중합니다. 그런데, 지위가 도리어 밑에 있어 절제사(節制使)의 명령에 분주하고, 주목(州牧)에게 참알(參謁)해야 하니, 낮고 미약하기가 심하여 경외할 것이 없는데, 장수(將帥)의 교만하고 거만[驕傲]함과 수령(守令)의 탐하고 잔포[貪殘]함을 규리(糾理)하고자 하니, 경하고 중한 것이 거꾸로 되어서 형세가 반드시 행하지 못할 것입니다. 이른바 꼬리가 크면 흔들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신 등이 엎드려 보건대, 안렴사를 둔 이래로 변진(邊鎭)에는 헌첩(獻捷)077) 의 공(功)이 없고, 주현(州縣)에는 상최(上最)의 상(賞)이 없고, 수비가 엄하지 못하여 적의 엄습(掩襲)을 당한 자도 감히 처결(處決)하지 못하고, 어루만지고 사랑[撫字]하는 것이 방도에 어그러져서, 백성을 실업(失業)하게 한 자도 안험(按驗)하였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예전 상투(常套)를 준용(遵用)하고 부서(簿書)를 기회(期會)하여 일월을 구차히 연장하는 데에 불과할 따름이니, 이를 일으키고 해를 제거하여 민생을 편안하게 하려고 하나, 성과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관찰사는 재보(宰輔)의 존귀(尊貴)로써 왕명(王命)을 받들어 절월(節鉞)을 가지고 나가서 한 도(道)를 진무하니, 군민(軍民)과 관리들이 우러러 사모하고 두려워[望風屛氣]하여 호령(號令)을 받들어 행하기를 미치지 못할까 두려워합니다. 비록 교만한 장수와 거만한 아전이라 할지라도 어찌 감히 업신여겨 그 직책을 폐하겠습니까? 이른바 팔뚝이 손가락 부리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원컨대, 전하께서는 안렴사를 파하시고 다시 관찰사를 두되, 그 수령관(首領官)은 5품 이하 한 사람을 써서 도사(都事)를 삼고, 모두 일기(一期)로 기한하여 성효(成效)를 책임지우면 참으로 오래 갈 수 있는 방도입니다.
신 등은 또 생각하기를,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요, 수령은 백성을 가까이 하는 관원이니, 더욱 가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수령을 뽑아 쓰는 것이 위로는 제군(諸君)으로부터 아래로 각사(各司)에 이르기까지 모두 천거할 수 있으므로, 그 선발하는 것이 넓으나, 간혹 과갈(瓜葛)078) 을 인연하여 여러 사람들이 추천하지 않는 자가, 의지하는 세력을 믿고 법을 무시하고 사(私)를 행하여 백성에게 해를 끼치지 자가 있으니, 이른바 성(城)의 여우[狐]와 사(社)의 쥐[鼠]와 같아서 사람들이 감히 움직이지 못합니다. 이것은 다른 까닭이 아니라 뽑아 쓰는 것이 정(精)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원컨대, 이제부터는 사람의 천거를 다만 삼부(三府)·대간(臺諫)·정조(政曹)에만 허락하고, 이미 나타난 행적을 기록하여 실봉(實封)해서 아뢰게 하여, 일찍이 현질(顯秩)을 지내고 이미 명망과 소문이 있는 자를 제외한 신진(新進)의 선비는 반드시 몸소 친히 인견하시고, 백성을 편안하게 할 방술을 물어서 쓸 만한 것을 살핀 연후에 임명하시면, 거의 속이고 나오[冒進]는 폐단이 없을 것입니다. 조사(朝辭)079) 하는 날엔 반드시 면대하여 이르되, 총애를 특별하게 하시어 그 직책을 권면하며 그 기운을 돋구어 주시고, 인하여 관찰사로 하여금 오사(五事)로써 전최(殿最)080) 를 상고하여 출척(黜陟)을 밝게 하시면, 수령이 모두 적합한 자가 얻어지고 백성들이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수령과 대소 사신(大小使臣)이 복명(復命)하는 날에는 반드시 친히 민간의 이해와 군정의 득실을 물으시어, 곧 이(利)되는 것은 일으키고 해되는 것은 제거하시면, 총명이 날로 넓어지고 치평(治平)을 기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임금이 윤허하고, 안렴사를 파하고 다시 관찰사를 두자는 것은 《경제육전(經濟六典)》에 의하여 서로 갈아 교대해 보내게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17장 B면【국편영인본】 1책 216면
- 【분류】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인사-선발(選拔) / 인사-관리(管理)
- [註 077]헌첩(獻捷) : 전쟁에 이기고 돌아와서 포로를 바쳐 조상의 영묘(靈廟)에 성공을 고하는 것.
- [註 078]
과갈(瓜葛) : 일가나 인척을 일컫는 말.- [註 079]
조사(朝辭) : 수령으로 임명된 자가 임지로 떠나기 전에 임금께 하직 인사를 드리는 것.- [註 080]
전최(殿最) : 관원의 근무 성적을 심사하여 우열을 매기던 일. 상(上)을 최(最), 하(下)를 전(殿)이라 함. 우리 나라에서는 감사(監司)가 관하 각 고을 수령의 치적을 심사하여 1년에 두번, 즉 6월 15일과 12월 15일에 이를 중앙에 보고하였다.○復遣觀察使於諸道。 司諫院上疏, 略曰:
諸道巡問節制等使, 皆遣大臣, 而府州之使, 率用嘉善已上官。 按廉使, 統軍民之政, 操賞罰之權, 其責重矣, 位反居下, 奔命於節制, 呈參於州牧, 其卑微之甚, 無可敬畏, 而欲糾將帥之驕傲, 守令之貪殘, 輕重倒置, 勢必不行, 所謂尾大不掉者也。 臣等伏見, 自置按廉以來, 邊鎭無獻捷之功, 州縣無上最之賞, 守備不嚴, 爲賊所掩者, 不敢處決; 撫字乖方, 致民失業者, 未聞按擧, 不過遵用故常, 期會簿書, 苟延日月而已。 欲其興除利害, 以安民生, 何可得也? 觀察使, 以宰輔之尊, 奉旨杖鉞, 出鎭一道, 而軍民官吏, 望風屛氣, 奉行號令, 惟恐不及。 雖驕將傲吏, 何敢加以陵侮, 而廢其職也? 所謂如臂使〔頣〕 指者也。 願殿下罷其按廉, 復置觀察使, 其首領官, 用五品已下一員爲都事, 皆限以一期, 以責成效, 此誠經久之道也。 臣等又謂, 民者國之本, 守令爲近民之官, 尤不可不擇。 今之選用守令, 上自諸君, 下至各司, 皆得薦擧, 其選廣矣。 間或夤緣瓜葛, 衆所不推者, 恃其憑藉, 慢法行私, 流毒于民者有之, 所謂城狐社鼠, 人不敢動。 此無他, 選用之不精也。 願自今薦人, 只許三府臺諫政曹, 錄其已著之迹, 實封以聞, 除曾經顯秩已有名聞者外, 其新進之士, 必躬親引見, 問其所以安民之術, 察其可用, 然後命之, 則庶無冒進之弊矣。 其朝辭之日, 必加面諭以寵異之, 以勉其職, 以增其氣, 仍令觀察使, 以五事考其殿最, 明其黜陟, 則守令皆得其人, 而民遂其生矣。 其守令及大小使臣復命之日, 必親問民間利病、軍政得失, 隨卽興利除害, 則聰明日廣, 而治平可期矣。
上允之。 若其罷按廉而復置觀察使, 則依《經濟六典》, 更相迭遣。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17장 B면【국편영인본】 1책 216면
- 【분류】행정-지방행정(地方行政) / 인사-선발(選拔) / 인사-관리(管理)
- [註 0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