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복시 소경 축맹헌과 예부 주사 육옹이 칙서를 받들고 오다
명나라 사신 태복시 소경(太僕寺少卿) 축맹헌(祝孟獻)·예부 주사(禮部主事) 육옹(陸顒)이 칙서(勅書)를 받들고 왔다. 맹헌(孟獻) 등이 수의(獸醫) 왕명(王明)과 주계(周繼)를 거느리고 이르니, 산붕(山棚)을 베풀고 결채(結綵)하고 나례(儺禮)와 백희(百戲)를 갖추고, 임금이 면복(冕服) 차림으로 군신을 거느리고 서교(西郊)에서 맞아, 의정부(議政府)에 이르러 칙서를 선독(宣讀)하였다. 황제의 수조(手詔)에 이르기를,
"조선 국왕에게 말하노라. 전번의 사자(使者)가 돌아옴에, 왕이 중국에서 군사를 일으켰는데 말이 없다 하여 특별히 3천 필을 바치었고, 이에 다시 사람을 보내어 좋은 말과 명약(名藥)·섬포(繊布) 등 여러가지 물건을 바치었으니, 예의(禮意)가 공순(恭順)하여 짐(朕)이 매우 아름답게 여긴다. 옛날 주(周)나라의 성시(盛時)에 관숙(管叔)·채숙(蔡叔)의 난(亂)이 있었는데, 월상씨(越裳氏)가 만리(萬里)에서 들어와 조공하니, 성왕(成王)·주공(周公)이 기뻐하여 그 일이 전기(傳記)에 나타났고, 월상씨의 이름이 지금까지도 영화롭다. 짐의 덕(德)이 예전에 미치지 못하나, 조선의 나라됨이 월상씨보다 크고, 입공(入貢)의 예(禮)가 이보다 더함이 있으니, 이제 특별히 태복시 소경 축맹헌·예부 주사 육옹을 보내어, 왕과 왕의 부형·친척·배신에게 문기·견(文綺絹)을 내려 주기를 각각 수(數)가 있게 하여, 아름답게 여기고 위로하는 회포를 펴는 것이니, 이르거든 영수(領受)하라. 대저 도를 지키는 자는 복이 따르는 것이요, 도를 어기는 자는 앙화(殃禍)가 모이는 것은 하늘의 명령이다. 짐이 하늘을 받들어 행하여 즐겁게 우내(宇內)와 더불어 함께 다스리노니, 더욱 힘써서 많은 복을 받으라. 국왕에게 문기(文綺)·견(絹) 각각 6필, 약재(藥材) 목향(木香) 20근(斤), 정향(丁香) 30근, 유향(乳香) 10근, 진사(辰砂) 5근, 전왕(前王) 이(李) 【태상왕(太上王)의 휘(諱).】 에게 문기·견 각각 5필, 전 권지 국사(權知國事) 이(李) 【상왕(上王)의 휘(諱).】 에게 문기·견 각각 5필을 반사(頒賜)하고, 별칙(別勅)하여 국왕의 친척 이화(李和)·이방의(李芳毅) 등 13원(員)에게 매원(每員)마다 문기·견 각각 4필, 배신(陪臣) 조준(趙浚)·이거이(李居易) 등 24원에게 매원마다 문기·견 각각 3필을 반사한다."
하였다. 사신에게 연향(宴享)을 베풀고 나서, 임금이 태평관(太平館)에 가서 위안 접대[慰接]하고 돌아왔다.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9장 B면【국편영인본】 1책 212면
- 【분류】외교-명(明) / 왕실-국왕(國王)
○丁亥朔/朝廷使臣太僕寺少卿祝孟獻、禮部主事陸顒奉勑書來。 孟獻等率獸醫王明、周繼至, 設山棚結綵, 備儺禮百戲, 上以冕服率群臣, 迎于西郊, 至議政府宣勑。 皇帝手詔曰:
勑朝鮮國王。 前使者還, 王以中國軍興乏馬, 特貢三千匹, 玆復遣人貢良馬名藥纖布諸物, 禮意恭順, 朕甚嘉焉。 昔周盛時, 內有管、蔡之亂, 而越裳氏萬里入貢, 成王、周公喜之, 其事著于傳記, 越裳氏之名, 榮華至今。 朕德不逮古, 而朝鮮爲國, 視越裳爲大, 入貢之禮有加, 今特遣太僕寺少卿祝孟獻、禮部主事陸顒, 賜王及父兄親戚陪臣文綺絹, 各有數, 以致嘉勞之懷, 至可領也。 夫守道者, 福之所隨, 違道者, 殃之所集, 天之命也。 朕奉天而行, 樂與宇內, 同臻于治, 尙其勖之, 以綏多福。 頒賜國王文綺絹各六匹、藥材木香二十斤、丁香三十斤、乳香一十斤、辰砂五斤; 前王李 【太上王諱。】 文綺絹各五匹, 前權知國事李 【上王諱。】 文綺絹各五匹。 別勑頒賜國王親戚李和、李芳毅等一十三員, 每員文綺絹各四匹; 陪臣趙浚、李居易等二十四員, 每員文綺絹各三匹。
宴使臣訖, 上至太平館, 慰接而還。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9장 B면【국편영인본】 1책 2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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