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연에서 정사를 논의하다. 편전에서의 사관 입시 문제가 거론되다
경연(經筵)에 나아갔다. 동지사(同知事) 이첨(李詹)이 《대학연의(大學衍義)》의 탕지반명장(湯之盤銘章)을 진강(進講)하고, 참찬관(參贊官) 승지(承旨) 박신(朴信)·시강관(侍講官) 조용(趙庸)·시독관(侍讀官) 간의(諫議) 김겸(金謙)·사농 경(司農卿) 김과(金科) 등이 참여하여 서로 논난(論難)하였는데, 임금의 강론이 매우 정(精)하였다. 강(講)이 파(罷)하매 주찬(酒饌)을 베풀었다. 사관 민인생(閔麟生)이 아뢰기를,
"지금 여러 신하들과 더불어 강론(講論)하심이 매우 정(精)하고, 온화한 말씀이 친밀하시니, 원컨대 전하께서 비록 편전(便殿)에 앉아 정사를 들으실 때라도 사관(史官)으로 하여금 입시(入侍)하여 아름다운 말[嘉言]을 기록하게 하소서."
하니, 임금이 김겸에게 일러 다시 사관(史官)의 말을 들어보라 하였다. 이첨·박신·조용·김과가 모두 아뢰기를,
"경연에 입시하는 것은 가하지마는, 어찌하여 정사를 듣는 때에 들어오려고 합니까? 신 등도 역시 전조(前朝) 신씨(辛氏)의 사관이었는데, 두렵고 위축되어 감히 뵙지 못하였습니다."
하였다. 인생이 아뢰기를,
"임금이 밝으면 신하가 곧은 것입니다. 어찌 감히 전조(前朝)로써 오늘에 비교할 수 있습니까?"
하고, 김겸이 아뢰기를,
"신이 본사(本司)와 더불어 함께 의논하여 다시 아뢰겠습니다."
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28장 B면【국편영인본】 1책 204면
- 【분류】왕실-의식(儀式) / 왕실-경연(經筵) / 역사-편사(編史) / 역사-전사(前史)
○御經筵。 同知事李詹講《大學衍義》 《湯之盤銘章》, 參贊官承旨朴信、侍講官趙庸、侍讀官諫議金謙、司農卿金科等與焉。 互相論難, 上講論甚精, 講罷設酒饌。 史官閔麟生啓曰: "今與諸臣, 講論甚精, 溫言密勿。 願殿下, 雖坐便殿聽政時, 須令史官入侍, 以記嘉言。" 上謂金謙更(聞)〔問〕 史官之言, 李詹、朴信、趙庸、金科皆曰: "入侍經筵可矣, 何欲得入於聽政之時乎? 臣等亦前朝辛氏之史官也, 畏縮不敢見也。" 麟生曰: "主明則臣直。 豈敢以前朝比今日乎?" 金謙曰: "臣與本司同議更啓。"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28장 B면【국편영인본】 1책 2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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