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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종실록1권, 태종 1년 4월 26일 갑신 1번째기사 1401년 명 건문(建文) 3년

태상왕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마이천에 나가서 기다리다

임금이 마이천(麻伊川)에 나가서 머물렀다. 처음에 태상왕(太上王)이 동북(東北)에 오랫동안 머무를 뜻이 있었는데, 마침 단주(端州)에 숯비[炭雨]가 내린 괴변이 있었고, 또 가뭄과 흉년으로 인하여 백성이 굶주려 죽는 사람이 많으므로 돌아오려고 하였다. 마침 성석린(成石璘)이 그곳에 이르니, 태상왕이 기뻐하여 말하기를,

"일찍이 문안(問安)하는 자를 보아도 역시 기쁘지 않았었는데, 이제 경(卿)을 보니 반갑고 기쁘기 그지없다."

하였다. 석린이 곧 궁온(宮醞)을 바쳐 헌수(獻壽)하고, 술이 얼근히 취하여, 조용히 돌아가시기를 청하는 뜻을 아뢰었더니, 태상왕이 웃으며 말하기를,

"경이 돌아가자고 청한 것이 내가 돌아가려고 작정한 뒤이다. 경이 먼저 가라. 내가 뒤를 따르겠다."

하였다. 석린이 대답하기를,

"주상께서 날마다 회가(回駕)하시기를 바랍니다."

하였더니, 태상왕이 선뜻 고쳐 말하기를,

"그렇다면 마땅히 경과 함께 돌아가겠다."

하였다. 석린이 머리를 조아려 사례하고, 곧 사람을 보내어 이 사실을 아뢰었다. 임금이 이를 듣고 감동하고 기뻐하였다. 이때에 이르러 태상왕의 거가(車駕)가 장차 도착될 것이므로, 나가서 마이천(麻伊川)에 머물러 공장(供帳)052) 을 갖추고 기다렸다.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26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02면
  • 【분류】
    왕실-행행(行幸) / 왕실-국왕(國王)

  • [註 052]
    공장(供帳) : 연회 때에 여러가지 설비를 갖추고, 막을 침.

○甲申/上出次于麻伊川。 初太上王有久留東北之意。 會端州有雨炭之怪, 且因旱荒, 民多餓莩, 故欲還。 成石璘適至, 太上王喜曰: "嘗見有問安者, 亦不喜, 今見卿, 不勝欣悅。" 石璘因進宮醞爲壽。 酒酣, 從容啓以請還之意, 太上王笑曰: "卿之請還, 乃在予欲還之後矣。 卿宜先焉, 我當隨後。" 石璘對曰: "主上日望回駕。" 太上王幡然改曰: "若爾, 與卿偕還。" 石璘扣頭謝, 卽遣人以聞。 上聞之感喜。 至是, 以太上車駕將至, 出次于麻伊川, 備供帳以待。


  • 【태백산사고본】 1책 1권 26장 A면【국편영인본】 1책 202면
  • 【분류】
    왕실-행행(行幸) / 왕실-국왕(國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