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관이 아일마다 조회 받을 것과 종 운반을 대장(隊長)에게 시킬 것을 아뢰다
간관(諫官) 박신(朴信) 등이 대궐 뜰에 나아와서 아뢰었다.
"옛날 제왕(帝王)은 매일 조정에 임하여 친히 만기(萬機)를 결단하였사온데, 지금 국조(國朝)에서는 여섯 아일(衙日)을 당하면 정전(正殿)에 앉아 조회를 보는데도, 오히려 조회를 폐한 것이 지금 여러 달이 되었습니다. 원하옵건대, 이제부터는 매양 아일(衙日)을 당하면 정전(正殿)에 앉아 조회를 받고 만기(萬機)를 친히 하소서. 또 때가 바야흐로 농삿달이어서 촌음(寸陰)도 오히려 아끼옵는데, 지금 농민을 발하여 큰 종(鐘)을 운반하오니 참으로 미편(未便)하옵니다. 원하옵건대, 대장(隊長)·대부(隊副)로 하여금 수운(輸運)하게 하소서."
임금이 말하였다.
"말한 바가 옳다. 그러나 조금 병(病)이 있고 천기(天氣)가 아직 차서 조회를 보지 못하였다. 장차 청(請)한 것과 같이 하겠다. 종(鐘)을 운반하는 폐단은 나도 또한 심려(深慮)하나, 명령이 나간 지가 며칠이 되었으니, 군현(郡縣)에서 반드시 소집(召集)하였을 것이다."
이에 예조(禮曹)에 명령하였다.
"이제부터 매양 조회하는 아일(衙日)에 전서(典書) 이하가 뜰에 들어와서 반열(班列)을 정한 연후에야, 내가 나가서 조회를 보겠다."
- 【태백산사고본】 3책 13권 12장 A면【국편영인본】 1책 120면
- 【분류】정론(政論) / 왕실-의식(儀式) / 군사(軍事) / 예술(藝術)
○壬午/諫官朴信等詣殿庭以聞曰: "古昔帝王, 每日臨朝, 親決萬機。 今國朝以六衙日視朝, 尙且廢朝, 于今累月矣。 願自今每當衙日, 坐正殿受朝, 以親萬機。 且時方農月, 寸陰猶惜。 今發農民, 轉輸大鐘, 誠爲未便。 願令隊長、隊副轉輸。" 上曰: "所言然矣。 然以微疾, 天氣尙寒, 未克視朝, 將如請矣。 其輸鐘之弊則余亦深慮矣。 令出有日, 郡縣必有招集矣。" 乃命禮曹曰: "自今每朝衙, 典書以下入庭班定, 然後余出視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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