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과 이지란이 복명하니 치하하다. 남은이 절제사를 혁파할 것을 진언하다
동북면 도선무순찰사(都宣撫巡察使) 정도전(鄭道傳)과 도병마사(都兵馬使) 이지란(李之蘭) 등이 복명(復命)하니 각각 안마(鞍馬)를 주고, 인하여 잔치를 내려주고 임금이 도전에게 일렀다.
"경의 공(功)이 윤관(尹瓘)보다 낫다. 윤관은 다만 구성(九城)을 쌓고 비(碑)를 세운 것뿐인데, 경은 주군(州郡)과 참로(站路)를 구획(區劃)하고 관리의 명분(名分)까지 제도를 정하지 않은 것이 없어서, 삭방도(朔方道)를 다른 도(道)와 다를 바가 없이 하였으니 공이 작지 않다."
또 의성군(宜城君) 남은(南誾)에게 일렀다.
"충성된 말이 귀에는 거슬리나 행실에는 이로우니, 경들은 마땅히 말하여 숨기지 말라."
인하여 도승지(都承旨) 이문화(李文和)에게 분부하였다.
"귀에 거슬리는 말은 반드시 대간(臺諫)에서 오지! 내 성품이 매우 급해서 혹 너그럽게 용납하지 못하니, 네가 좌우(左右)에 있어서 과감하게 말하되 두려워하지 말라."
은(誾)이 진언(進言)하였다.
"상감께서 잠저(潛邸)에 계실 때에 일찍이 군사를 장악(掌握)하고 있지 않았던들 어떻게 오늘날이 있사오며, 신 같은 자도 또한 보전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개국하는 처음을 당하여 여러 공신(功臣)으로 하여금 군사를 맡게 한 것은 가하였지마는, 지금 즉위(卽位)하신 지가 이미 오래오니, 마땅히 여러 절제사(節制使)를 혁파하고 합하여 관군(官軍)을 만들면 거의 만전(萬全)할 것입니다."
임금이 말하였다.
"누가 남은(南誾)을 무실(無實)하다 하는가? 이 말이 진실로 시종(始終)의 경계이라."
- 【태백산사고본】 3책 13권 9장 A면【국편영인본】 1책 118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왕실-사급(賜給) / 정론(政論) / 군사(軍事)
○東北面都宣撫巡察使鄭道傳、都兵馬使李之蘭等復命, 各賜鞍馬, 仍賜宴。 上謂道傳曰: "卿之功浮于尹瓘矣。 瓘只是築九城樹碑而已, 卿區畫州郡站路, 以至官吏名分, 莫不定制, 令朔方道無異諸道, 功不細矣。" 又謂宜城君 南誾曰: "忠言逆耳, 利於行。 卿等宜言之無諱。" 因問都承旨李文和曰: "逆耳之言, 必自臺諫來。 予性頗急, 或未優容, 惟爾在左右, 敢言勿懼。" 誾進言曰: "上在潛邸, 不曾握兵, 何有今日? 如臣者亦無能保矣。 當開國之初, 令諸功臣掌兵可也, 今卽位已久, 宜革諸節制使, 合爲官軍, 庶爲萬全。" 上曰: "孰謂南誾爲無實! 此言誠始終之戒也。"
- 【태백산사고본】 3책 13권 9장 A면【국편영인본】 1책 118면
- 【분류】인사-임면(任免) / 왕실-사급(賜給) / 정론(政論) / 군사(軍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