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실록 13권, 태조 7년 3월 7일 갑인 1번째기사
1398년 명 홍무(洪武) 31년
조준에게 부임 인사를 하지 않은 강은과, 세자부의 책을 바꾸어내려 한 민안인이 탄핵되다
간관(諫官)이 예문춘추관(藝文春秋官) 학사(學士) 강은(姜隱)과 전 교수관(敎授官) 민안인(閔安仁)을 탄핵하였다. 은(隱)은 새로 직임(職任)을 받고 당참(堂參)하는 날에, 홀로 우정승(右政丞) 김사형(金士衡)만이 부(府)에 오르고 뒤에 좌정승(左政丞) 조준(趙浚)이 부(府)에 앉았는데, 은(隱)이 다시 참례(參禮)를 행하지 않고 바로 좌차에 앉았다. 준(浚)이 경력(經歷) 우간의(右諫議) 윤사수(尹思修)에게 이르기를,
"강 학사(姜學士)가 어째서 참례를 행하지 않는가?"
하였다. 안인(安仁)은 일찍이 제 집에 있는 《강목통감(綱目通鑑)》을 전조(前朝)의 세자(世子)에게 바쳤었는데, 전하여져서 지금의 세자부(世子府)에 있으므로, 안인(安仁)이 환자(宦者) 강인부(姜仁富)에게 부탁하여 다른 책과 바꾸어 내려고 하였다. 세자가 두 가지 책을 정자(正字) 우습유(右拾遺) 황희(黃喜)에게 보이니, 황희가 세자에게 사뢰기를,
"새 책이 묵은 책만 못합니다."
하였으므로, 세자가 끝내 허락하지 않았다. 사수(思修)와 희(喜)가 동사랑(同舍郞)에게 말하여 모두 탄핵한 것이었다.
- 【태백산사고본】 3책 13권 8장 B면【국편영인본】 1책 118면
- 【분류】사법-탄핵(彈劾) / 출판-서책(書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