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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실록 3권, 태조 2년 3월 9일 갑인 2번째기사 1393년 명 홍무(洪武) 26년

국호를 승인한 은혜를 사례하는 표문을 올리고, 공민왕대에 내린 금인 1개를 돌려보내다

문하 시랑찬성사(門下侍郞贊成事) 최영지(崔永沚)를 보내어 중국 서울에 가서 표문(表文)을 받들어 은혜를 사례하게 하였다.

"황제의 은혜가 한없이 넓고, 황제의 훈계가 정녕(丁寧)하시오니, 온 나라 사람들이 함께 영광으로 여기오며, 자신을 돌아보고 감격함을 알겠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다행히 밝은 세상을 만나 먼 곳의 임시 군장(君長)으로 있으면서, 일찍이 털끝만한 도움도 없었으므로 다만 천일(天日)만을 우두커니 바라볼 뿐이었습니다. 지난번에 천한 사신[賤介]이 돌아오매 특별히 천자의 명령이 내리심을 받았사온데, 나라 이름을 마땅히 고쳐야 될 것임을 지시하여 빨리 달려와서 보고하기를 명하였으니, 신(臣)은 나라 사람들과 더불어 감격함을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간절히 생각하옵건대, 옛날 기자(箕子)의 시대에 있어서도 이미 조선(朝鮮)이란 칭호가 있었으므로, 이에 아뢰어 진술(陳述)하여 감히 천자께서 들어주시기를 청했는데, 유음(兪音)이 곧 내리시니 특별한 은혜가 더욱 치우쳤습니다. 이윽고 백성을 다스리라는 말로써 경계하시고, 또 후사(後嗣)를 번성하게 하라는 말로써 권장하시니, 깊이 마음속에 느껴서 분골쇄신(粉骨碎身)이 되더라도 보답하기 어렵겠습니다. 이것이 대개 구중궁궐(九重宮闕)에서 천하를 다스리면서 만리(萬里) 밖의 일을 환하게 보시어, 신(臣)이 부지런히 힘써 조심함을 살피시고, 신이 성실하여 딴마음이 없음을 어여삐 여기시어, 이에 소방(小邦)으로 하여금 새 국호(國號)를 얻게 했던 것입니다. 신은 삼가 마땅히 번병(藩屛)이 되어 더욱 직공(職貢)의 바침을 조심하고, 자나 깨나 항상 천자에게 강녕(康寧)하시라는 축원에 간절하겠습니다."

또 정당 문학(政堂文學) 이염(李恬)을 보내어 고려 공민왕 때에 내린 금인(金印) 1개를 송납(送納)하였다.


  • 【태백산사고본】 1책 3권 5장 A면【국편영인본】 1책 41면
  • 【분류】
    외교-명(明)

○遣門下侍郞贊成事崔永沚赴京, 奉表謝恩。 其表曰:

睿恩洋濊, 聖訓丁寧, 擧國與榮, 撫躬知感。 伏念幸遭昭代, 權長荒陬, 曾無補於絲毫, 但佇瞻於天日。 頃當賤介之返, 特承宸命之加, 示國名之當更, 勑星馳而來報, 臣與國人, 不勝感激。 切惟昔在箕子之世, 已有朝鮮之稱, 玆用奏陳, 敢干聰聽, 兪音卽降, 異渥尤偏。 旣戒之以牧民, 又勸之以昌後, 佩服無已, 糜粉難酬。 玆蓋伏遇端拱九重, 明見萬里, 諒臣乾乾若厲, 憐臣斷斷無他, 乃令小邦獲蒙新號。 臣謹當之屛之翰, 益虔職貢之供; 載寢載興, 恒切康寧之祝。

又遣政堂文學李恬, 送納高麗 恭愍王時所降金印一顆。


  • 【태백산사고본】 1책 3권 5장 A면【국편영인본】 1책 41면
  • 【분류】
    외교-명(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