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선조의 존호를 정하여 올리다
사대(四代) 선조의 존호(尊號)를 책봉(冊封)해 올렸다. 황고조실(皇高祖室)의 책문(冊文)은 이러하였다.
"집을 변화시켜 나라를 세웠으니 실로 여러 대 쌓은 공로에 말미암은 것입니다. 시호(諡號)를 올려 이름을 바꾸매, 이에 존숭(尊崇)하는 전례(典禮)를 거행합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황고조(皇高祖)께서는 성품이 인애(仁愛)와 효성에 전일했으며, 덕은 온화(溫和)와 선미(善美)를 구비하였습니다. 영구한 계획을 세워 후세의 사람에게 계시(啓示)하여 처음으로 제왕의 대업(大業)에 터전을 닦고, 안일(安逸)하지 않는 데 정주(定住)해서 그 동지(動止)를 삼가하여 능히 천심(天心)을 기쁘게 하였습니다. 공열(功烈)을 삼한(三韓)에 나타내셨으며, 본손(本孫)과 지손(支孫)을 백세에 성하게 하였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황고조비(皇高祖妣)께서는 인자하고 온화하고 조용하고 아름답고 유순하고 정숙하고 전일하여, 알[卵]을 남긴 상서를 받은 것은 은(殷)나라의 간적(簡狄)179) 과 같았으나, 애기를 밴 경사를 얻은 것은 주(周)나라 태임(太任)180) 에게 짝할 만했습니다. 이미 무궁한 세대(世代)에 국운을 연장했으니, 곧 처음에서 발단(發端)된 것입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외람되이 황고조비(皇高祖妣)의 도움을 입어 큰 왕업(王業)을 받았으므로, 이에 비천한 정성을 다하여 휘호(徽號)181) 를 받들어 황고조(皇高祖)의 시호(諡號)를 올려 ‘목왕(穆王)’이라 하고, 황고조비(皇高祖妣)의 시호는 ‘효비(孝妃)’라 하였으니, 밝게 돌보아서 번성한 복을 주시기를 바라옵니다."
황증조실(皇曾祖室)의 책호문은 이러하였다.
"집을 변화시켜 나라를 세운 것은 실로 적선(積善)의 공로에 말미암은 것이며, 조(祖)를 높이고 종(宗)을 공겸함은 이름을 바꾸는 예절을 삼가하는 것입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황증조(皇曾祖)께서는 충성하고 효도하고 검소하고 근실하여, 뜻이 백성에게 있었으므로 실로 가이 없는 은혜가 있었으며, 덕은 후손에게 전하였으므로 길이 크게 나타나는 계책을 끼쳤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황증조비(皇曾祖妣)께서는 천성이 조용하고 전일함을 타고났으며, 몸으론 정숙(貞淑)함을 실천하였습니다. 반드시 공경하고 반드시 경계하매 다만 군자의 좋은 배필이었으며, 비행(非行)도 없고 작태(作態)도 없으매, 이것이 규문(閨門)의 아름다운 법도[懿範]였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다행히 증조비(曾祖妣)의 도움을 힘입어 처음으로 큰 왕업을 세웠으니, 큰 은혜를 갚고자 한다면 진실로 헤아리기가 어렵겠습니다. 감히 휘호(徽號)를 올리오니, 현양(顯揚)하는 마음이 배나 간절합니다. 삼가 책호(冊號)를 받들어 황증조(皇曾祖)의 시호를 올려 ‘익왕(翼王)’이라 하고, 황증조비(皇曾祖妣)의 시호는 ‘정비(貞妃)’라 하였으니, 저의 정성을 흠향하여 번성한 복을 주시기를 바라옵니다."
황조실(皇祖室)의 책호문은 이러하였다.
"공 있는 이는 조(祖)로 하고 덕 있는 이는 종(宗)으로 하니, 효도는 어버이를 높이는 것보다 큰 것이 없으며, 시호(諡號)로써 이름을 바꾸게 되니 예의는 마땅히 왕으로 추존(追尊)함을 먼저 해야 될 것입니다. 이에 옛 전적(典籍)을 상고하여 감히 특수한 칭호를 올립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황조(皇祖)께서는 아름답고 온유(溫柔)하고 공손하고 용감하고 굳세어서, 처음으로 제왕의 대업(大業)을 세워서 오늘날의 경사(慶事)에 이르게 하고, 후손에게 계획을 전하여 천세(千歲)의 업(業)을 빛나게 열어 주었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황조비(皇祖妣)께서는 행실이 부지런하고 검소함을 겸하였으며, 덕은 엄숙하고 화목함을 구비하였습니다. 일찍이 예로써 정한 상서에 부합(符合)하여 내치(內治)를 엄격히 하였으며, 장경(莊敬)의 도리를 나타내어 후손에게 좋은 계책을 전하였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외람되이 용렬한 자질로써 큰 명령을 받게 되었으니, 비록 이것이 세상의 인정(人情)의 추대인 것이지만, 실상은 조비(祖妣)의 도움이 가(加)해진 것입니다. 삼가 책호(冊號)를 받들어 황조(皇祖)의 시호를 올려 ‘도왕(度王)’이라 하고, 황조비(皇祖妣)의 시호는 ‘경비(敬妃)’라 하였으니, 삼가 바라옵건대, 영명(英明)께서는 이 책호(冊號)를 받으시고, 높이 위에 계시면서 항상 자손을 도와주시고 빛나신 그 영령께서는 길이 나라에 복을 주소서."
황고실(皇考室)의 책호문은 이러하였다.
"나라를 세우고 집을 계승하매 효도는 왕으로 추존(追尊)하는 것보다 먼저할 것이 없으며, 시호를 보고 행실을 알게 되매 예의는 존숭(尊崇)하는 데 삼가해야 될 것입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황고(皇考)께서는 천성이 매우 깊으시고 자질은 영특하여서 무공(武功)을 원근(遠近) 지방에 펴서 나라에 근실하였으며, 큰 명령을 후손에게 전하여 그 경사를 견고히 하였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황비(皇妣)께서는 마음은 정정(貞靜)함에 두고 덕은 유순함을 지켰으며, 지위는 바르게 중도에 위치하여 꼭 가인(家人)의 도리에 합당하였으며, 덕은 돈독히 아래에 미쳐 진실로 규목(樛木)182) 의 기풍에 부합하였습니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다행히 여러 대에 쌓인 경사를 계승하여 유신(維新)의 왕업(王業)을 창건하였으므로, 마땅히 이름을 바꾸는 전례(典禮)를 거행하여 근본을 잊지 않는 정성을 밝힙니다. 이에 강일(剛日)183) 을 점쳐서 가려 아름다운 덕을 현양(顯揚)합니다. 삼가 책호(冊號)를 받들어 황고(皇考)의 시호를 올려 ‘환왕(桓王)’이라 하고, 황비(皇妣)의 시호는 ‘의비(懿妃)’라 하였으니, 굽어보심이 빛남이 있어 나머지 복을 무궁한 세대에 내려 주소서."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1책 34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註 179]간적(簡狄) : 중국 상고 시대(上古時代) 제곡(帝嚳)의 원비(元妃). 은(殷)나라 시조(始祖) 설(契)를 낳았음.
- [註 180]
태임(太任) : 주(周)나라 왕계(王季)의 비(妃)이며 문왕(文王)의 어머니.- [註 181]
휘호(徽號) : 후비(后妃)가 세상을 떠난 뒤에 시호(諡號)와 함께 올리는 존호(尊號).- [註 182]
규목(樛木) : 가지가 아래로 굽은 나무이니,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비호(庇護)한 것의 비유.- [註 183]
강일(剛日) : 일진(日辰)의 천간(天干)이 갑(甲)·병(丙)·무(戊)·경(庚)·임(壬)인 날. 양일(陽日)이므로 길일(吉日)로 인정함.○癸未/冊上四代尊號。
皇高祖室冊曰:
化家爲國, 實由積累之功; 用諡易名, 爰擧尊崇之典。 恭惟皇高祖, 性專仁孝, 德備溫文。 懷永圖啓後人, 肇基王迹; 所無逸欽厥止, 克享天心。 顯功烈於三韓, 茂本支於百世。 恭惟皇高祖妣, 慈和淵懿, 柔順靜專。 載膺遺卵之祥, 同商 簡狄; 終衍有身之慶, 配周太任。 旣延祚於無疆, 乃造端之伊始。 伏念猥承陰騭, 誕受洪圖; 肆罄卑忱, 庸加徽號。 謹奉冊上皇高祖諡曰穆王, 皇高祖妣諡曰孝妃。 冀紆明顧, 優錫繁禧。
皇曾祖室冊曰:
化家爲國, 寔由積善之功; 尊祖敬宗, 庸謹易名之禮。 恭惟皇曾祖, 惟忠惟孝, 克儉克勤。 志在生民, 實有無疆之惠; 德垂後裔, 永貽丕顯之謨。 恭惟皇曾祖妣, 性稟靜專, 躬行貞淑。 必敬必戒, 惟君子之好逑; 無非無儀, 是閨門之懿範。 伏念幸賴陰相, 肇造丕基。 欲報洪恩, 固難測度。 敢獻徽號, 倍切顯揚。 謹奉冊上皇曾祖諡曰翼王, 皇曾祖妣諡曰貞妃。 歆我精誠, 介以繁祉。
皇祖室冊曰:
祖功宗德, 孝莫大於尊親; 節惠易名, 禮宜先於追王。 爰稽舊典, 敢獻殊稱。 恭惟皇祖, 徽柔懿恭, 發强剛毅。 肇基王迹, 式至今日之休; 貽厥孫謀, 光啓千齡之業。 恭惟皇祖妣, 行兼勤儉, 德備肅雍。 夙符文定之祥, 聿嚴內治; 克著思齊之道, 垂裕後昆。 伏念猥以庸資, 丕承景命。 雖是輿情之推戴, 實惟陰騭之遄加。 謹奉冊上皇祖諡曰度王, 皇祖妣諡曰敬妃。 伏冀英明, 膺玆冊號。 高高在上, 常扶佑於子孫; 濯濯厥靈, 永底綏於邦國。
皇考室冊曰:
開國承家, 孝莫先於追王; 觀諡知行, 禮庸謹於尊崇。 恭惟皇考, 性稟淵沖, 姿凝英茂。 布戎功於遐邇, 克勤于邦; 基景命於後昆, 卽篤其慶。 恭惟皇妣, 宅心貞靜, 秉德柔嘉。 位正居中, 端叶《家人》之道; 德敦逮下, 允符《樛木》之風。 伏念幸承積累之休, 克創惟新之業。 宜擧易名之典, 以昭報本之誠。 爰卜剛辰, 載揚景鑠。 謹奉冊上皇考諡曰桓王, 皇妣諡曰懿妃。 降監有赫, 錫羨無疆。
- 【태백산사고본】 1책 2권 10장 B면【국편영인본】 1책 34면
- 【분류】왕실-종사(宗社)
- [註 180]